인천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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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국내 항공업계가 치솟은 환율에 긴장하고 있다.

3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9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초강세에 따라 1천350원을 넘어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이 지난 잭슨홀 미팅에서 지속적인 긴축 의지를 피력하자 그에 따른 영향이다.

이에 산업 특성상 외화자산 및 부채가 많으며, 항공기 리스료, 항공유 구매대금 등을 달러로 매입하는 산업인 항공업계는 환율 급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순외화부채는 35억달러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환율 10원 변동시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달러-원 환율이 1천297원이었던 점을 고려해 단순 추산하면 2개월 사이에 약 1천750억원을 웃도는 장부상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외화부채는 약 4조8천663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 항공은 환율이 10% 오를 시 약 3천585억원의 세전순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2천590억원과 3천797억원 규모의 외화 관련 손실을 낸 바 있다.

더욱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체는 화물 호조로 역대급 이익을 거두며 재무적 체력을 비축한 대형사와 비교해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1천346억원과 6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조5천134억원과 2천8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크게 대비된다.

또한,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대형 항공사와 비교해 항공기 임대료 비중이 커 환율 급등에 더욱 노출돼 있다.

제주항공은 환율 5% 상승 시 총 139억원의 세전순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 또한 환율 10% 상승 시 약 334억원의 세전순이익이 감소한다고 반기 보고서에 명시했다.

LCC와 FSC의 하반기 실적 격차도 하반기에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FSC는 견조한 화물 수요가 실적 하방 압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LCC의 경우에도 FSC 대비 공급 확대 능력이 제한적"이라며 "과거 주요 수익노선이었던 일본, 중국 노선의 정상화 시점이 다소 불투명하여 실적 회복 속도 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 국내 항공업계의 실적 개선 동력으로 꼽히던 국제 여객수요 회복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반기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업황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던 여객부문도 고환율에 따라 다시 주춤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항공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7월 말~8월 초에 인천공항은 하루 평균 8만5천여명의 이용객을 전망했으나, 실제로 집계된 이용객은 예상치보다 약 2만명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당장 해외 호텔 이용 가격도 치솟고 있어, 이는 소비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상황에서 고환율은 국제 여객부문 회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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