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상반기 주요 글로벌 연기금의 운용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국민연금이 중간은 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까지 더한 여파로 일부 연기금은 손실률이 10%를 웃돌았는데 국민연금은 8% 수준에서 방어했기 때문이다.

31일 미국 연기금·국부펀드 분석기관 글로벌SWF에 따르면 운용자산 기준 전 세계 10대 연기금의 올해 상반기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국민연금은 5위 정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별로 보면 운용자산 1조4천90억달러로 세계 최대인 일본 공적연금(GPIF)은 마이너스(-) 3.0%, 네덜란드 공적연금(ABP·7천200억달러)의 자산운용기관 APG는 -11.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노르웨이의 NBIM(1조1천800억달러)도 -14.4%로 손실률이 높아졌다.

뒤를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4천400억달러)이 -11.3%, 캐나다연금투자(CPPI·4천60억달러)가 -7.0%, 네덜란드 PGGM(PFZW·3천320억달러)은 -18.0%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캐나다 퀘백연금(CDPQ·3천40억달러)도 -7.9%로 손실을 피해갈 수 없었다. 스웨덴 공적연금(AP)은 운용기관에 따라 수익률이 -6.1%에서 -12.6%까지 다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3천120억달러)은 상반기 수익률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은 가운데 지난 6월 말로 마감된 2021-2022 회계연도의 수익률은 -1.3%였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가 상승세였던 작년 하반기 수익이 포함됐지만, 올해 상반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20% 급락한 점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한 수치다.

8월 현재 기금 규모가 세 번째로 큰 국민연금(6천780억달러)은 상반기 손실률이 -8.0%였다. 이를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상반기 수익률은 10대 연기금 중 5~6위권으로 평가된다. 뛰어났다고 볼 수 없지만 뒤처졌다고 보기도 어려운 성적이다.

국민연금의 상반기 성적은 더 많은 해외 연기금들의 평균 성적과도 엇비슷했다. 글로벌SWF가 상반기 수익률을 공시한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수익률은 -8.7%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 수익률이 양호했던 연기금들 사이에 뚜렷한 공통점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이 크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10대 연기금보다 자산 규모는 작지만, 올해 상반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1천880억달러)는 대체투자 비중이 58%였다. OTPP는 상반기 1.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플러스 수익을 낸 몇 안 되는 연기금이 됐다.

대형 연기금 중에선 캐나다 CPPI가 올해 기준 포트폴리오에서 대체투자 비중이 52%에 달한다. 캘스터스(CalSTRS)도 대체투자 비중이 33%에 이르렀다.

캘스터스는 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고 리스크 완화 전략을 활용한 덕분에 손실폭을 줄였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캘스터스는 "지난 회계연도에 리스크 완화 전략(RMS)과 인플레이션 민감 자산에서 각각 8.9%와 17.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이들 자산이 공개거래시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벌충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주요 연기금은 꾸준히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그간 대체투자 부문에는 자산을 거의 배분하지 않았던 일본 GPIF도 지난 6월로 마감된 회계연도에선 대체투자 비중을 1.32%까지 늘렸다. 전년 대비 약 75% 급증한 수치다.

국민연금 전주 본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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