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보유 규모, 전년 동월 대비 9%↓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 추이
출처 : 미 재무부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는 중국의 미 국채 처분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졌다.

중국은 약 10년 전부터 보유 규모를 서서히 줄였는데, 올해 속도를 낸 배경으로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꼽힌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경제제재로 흔들리는 모습을 목격한 중국이 달러화 자산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연합인포맥스가 미 재무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2022년 6월 기준 미 국채 보유액은 9천678억달러로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5월에 1조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미 국채 보유량 축소 속도가 빨라졌다.

올해 6월 보유액이 지난해 6월 대비로 마이너스(-)8.9% 쪼그라든 것이다. 2019년 6월~2020년 6월(-3.4%), 2020년 6월~2021년 6월(-1.2%) 대비로 훨씬 빠른 속도다.

'미 국채 큰손'인 중국은 한때 세계 최대 보유국이었으나, 현재는 일본(1위) 밑으로 내려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 2013년 즈음부터 미 국채 보유 규모를 꾸준히 줄여온 결과다.

중국외환투자연구원의 탄 야링 헤드는 중국이 미 국채를 줄이면 "다른 자산을 늘릴 여유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외환보유고에서 비(非)달러화 자산 비중을 높일수록 금융 패권을 쥔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난다.

미국은 올해 기축통화국 지위를 활용해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러시아의 달러화 자산을 동결하고, 국제금융거래를 막은 것이다.

이에 대해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브릭스 국가 비즈니스포럼에서 "세계 경제를 정치화·도구화·무기화하고 국제 금융·화폐 시스템의 주도적 지위를 이용하는 제재는 자신을 해칠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재앙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앞으로도 꾸준히 달러화 자산을 줄여나갈 전망이다.

일본 다이와연구소의 나카다 리에는 "러시아 제재로 인해 중국은 향후에 생겨날 수 있는 금융제재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중국은 페트로 달러 체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중동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연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지난달에 전해졌는데, 전통적인 친미 국가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원유 중 일부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페트로 달러 체제란 미국 달러로만 석유 대금을 결제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미국이 중동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대가로 구축한 체제다.

yts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