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대표(왼쪽)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75b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긴축이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라 경기후퇴의 속도도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호황을 누렸던 테크 기업들의 성장세도 꺾일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 자이언트스텝에 네·카 12% 이상 급락…연말까지 악재 지속
네이버와 카카오 등 성장주는 미래가치를 현재 시점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할인율을 적용받는다.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높아져 밸류에이션에 악재로 작용한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신 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실제 연준이 올해 첫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지난 6월 16일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각각 12.6%와 12.9% 급락했다.

올해 세 번째 자이언트스텝이 이뤄진 이날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장중 52주 신저가로 하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불어닥친 금리인상 여파는 사실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금리인상 우려가 확산하면서 테크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카카오 주가는 8만원대로 전년 최고점이던 17만원선에서 반토막났다.

네이버도 지난해 7월 46만5천원에서 고점을 형성한 후 본격 하락하기 시작해 이날 장중 20만4천원을 터치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성장주에 하방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금리인상 기조가 오는 11월에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결과를 반영해 11월과 12월에도 금리가 75bp, 50bp씩 인상할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 1월 추가로 25bp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4% 중반대 금리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금리 인상 기조와 더불어 달러-원 환율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의 자본 유출이 성장주를 중심으로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남궁훈·최수연, 다시 시험대에…"금리 영향 제한할 성장 동력 찾아야"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10일 취임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고 법정 최저 임금만 받겠다"며 주가 부양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를 봉합하기 위한 후속 조치였다.

당시 카카오 주가가 8만원까지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주가 부양을 취임 후 첫 번째 과제로 내걸었다.

남궁훈 대표는 취임 후 글로벌 도약과 카카오 오픈채팅의 메타버스화라는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며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반응은 아직 미미하다.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초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큰 만큼 카카오 경영진이 신성장 비즈니스 확대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 시급 공략을 넘어 글로벌 진출과 메타버스 사업 강화라는 카카오 경영진의 미래 신성장 전략이 시장에 강하게 어필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최수연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첫 성과를 냈다.

다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추가 성장성에 대해 다소 의문을 품고 있는 상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기 둔화로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콘텐츠 등 주요 사업부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본다"며 "현재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지난 10년 평균 대비 아직 바닥권이 아니지만 본격적인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하반기 경기 개선과 신성장 사업에 대한 방향성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대에 그치는 약 3천550억원으로 예상된다.
과거 라인 출시로 기업가치 레벨업을 이뤄냈던 것과 같이 신규 비즈니스 모델(BM) 투자 및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금리 인상에 따른 하방 압력을 쉽사리 벗어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산업의 가장 큰 매력은 신규 서비스 출시를 통한 글로벌 커버리지 확대와 이를 통한 트래픽, 이익 레버리지 확대다"면서 "콘텐츠와 핀테크 등의 확장과 함께 신규 비즈니스 투자 및 출시를 통한 성장성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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