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전반적인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무자비할 정도로 매파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영국 파운드화는 사상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친 뒤 강보합권으로 회복됐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이 긴급하게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4.8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4.600엔보다 0.240엔(0.17%)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5955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6104달러보다 0.00149달러(0.16%)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8.97엔을 기록, 전장 138.92엔보다 0.05엔(0.0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4.080보다 0.09% 상승한 114.183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영국 파운드화가 BOE까지 긴급하게 동원되면서 보합권으로 반등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지난 주말 이후 가치가 순식간에 폭락하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까지 격으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진앙으로 지목됐다. 파운드화는 0.22% 상승한 1.07189달러에 거래됐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선 데 따라 추가 약세가 제한된 것으로 풀이됐다.

휴 필 잉글랜드은행(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파운드화를 떠받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significant) 통화정책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BOE의 집행부 시각을 대변하는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휴 필은 이날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 모든 것에 상당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지 않기가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BOE는 전날에도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금리 인상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영국국채(길트) 30년물 수익률은 한때 5.0268%까지 올리2002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영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길트 매도세가 지속되면서다.

유로화도 장초반 강세로 출발한 뒤 약세로 다시 고꾸라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주요국인 이탈리아에서 극우 주도의 정권이 탄생한 데 따른 경계감 등이 발동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에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종가대비 19bp 오른 4.743%에 호가됐다.

일본 엔화는 추가 약세를 보였다. 일본은행(BOJ)이 약 24년 만에 엔화를 매수하는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지만, 약효가 하루 만에 소멸하면서다. 엔화 약세를 돌려세우기 위해 BOJ가 무려 3조엔(약 29조7천억원) 규모를 소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입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BOJ가 일본 국채(JGB) 10년물 수익률을 0% 언저리에 묶어 두기 위해 무제한으로 매입하는 수익률통제정책(YCC) 등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BOJ는 엔화를 시중에 풀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엔화를 매수하는 난처한 처지로 내몰린 것으로 풀이됐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계속됐다.

연준에서도 가장 매파적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이날도 목소리를 높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미국은 매우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갖고 있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은)의 인플레이션 목표 제도의 신뢰성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종전의 2%에서 더 올리는 것에 대해 "그건 나쁜 아이디어"라고 꼬집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적절하고, 공격적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자신의 금리 전망치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중간값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말했다. 위원들의 금리 중간값은 올해 말 4.4%, 내년 말은 4.6%이다. 이는 올해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추가 인상돼 4.25%~4.5%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25bp 추가로 올라 4.5%~4.75%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앞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와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전날 매파적인 발언으로 달러화 강세를 견인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매파적인 연준의 행보를 뒷받침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 신뢰도가 개선세를 나타냈다. 9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108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치인 103.6보다 높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04.5도 상회했다.

미국의 8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보다 증가했다. 8월 신규 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28.8% 증가한 연율 68만5천 채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0만 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9월 리치먼드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전월보다 개선됐다. 리치먼드 연은 9월 제조업 지수는 0으로 전월 -8보다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7.5를 웃도는 수치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인 토니 데스피리토는 "우리는 빠른 재정 긴축이나 인플레이션의 2% 시대 복귀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준은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변동성 확대와 자산을 할당하는 데 더 많은 주의와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전략가들은 "중앙은행들은 경기 침체 위험을 제한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그러나 중앙은행들의최근 발언 수위나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은 경기 침체의 잠재적인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최우선 순위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HSBC의 외환 리서치 헤드인 폴 매켈은 "달러가 정점을 찍었다는 희망이 여러 차례 이어졌지만 상당한 시기상조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은 확고하게 매파적이며 글로벌 성장이 약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동력은 더 높아지는 위험회피 심리와 결합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 모두가 달러화를 강세로 이끄는 것은 아니더라도 강한 달러를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코샤뱅크의 전략가인 키 가오는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대한 약세를 대부분 돌린 데 대해 단기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운드화는 달러화 강세 속에 올해 들어서만 여전히 20%나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BOE의 추가 금리 인상은 파운드화를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전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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