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기준금리 인상폭을 시장의 예상보다 줄인 호주중앙은행(RBA)의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마켓워치가 4일 보도했다. 향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등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의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RBA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2.35%였던 기준금리를 2.60%로 베이비스텝 (25b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RBA가 '빅스텝(50bp)' 인상을 중단하자 호주달러와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호주 달러-달러 환율은 이날 뉴욕환시에서 오전 9시45분 현재 뉴욕 전장 0.6515달러 대비 하락한 0.647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한때 1% 급락해 0.6449달러까지 추락했다. 호주 1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24.08bp 하락한 3.6585%를 기록했고, 2년물 금리는 34.64bp 내린 2.9696%를 나타냈다. RBA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후 넉 달 연속 50bp 인상을 단행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성명에서 "금리가 단기간에 대폭 인상했다"며 "이를 반영해 위원회는 이달 금리를 25bp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우 총재는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호주의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많은 부분이 글로벌 요인에 기인한 것이지만 강한 국내 수요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이뤄진 추가 금리 인상은 호조 경제가 지속할 수 있는 수요·공급 균형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로우 총재는 임금 인상률이 최근 몇 년에 비해서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다고 판단했다.

또 세계 경제 전망이 최근 악화하고 있다는 점, 호주의 가계지출이 빡빡한 재정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미지수라는 점 등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로우 총재는 "향후 금리 인상 규모와 시기는 지표와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전망에 대한 위원회의 평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노동시장이 매우 견조하다고 지적한 필립 로우 총재의 발언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닮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필립 로우가 기준금리 인상폭을 시장의 예상보다 작은 25bp로 가져간 배경을 설명한 대목이 시장이 주목해야 할 피벗 포인트라고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필립 로우 총재는 성명을 통해 "불확실성의 원인 중 하나는 최근 악화한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BM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니퍼 리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의 상당한 부분이 지나가기 시작했다는 희미한 신호가 또 나왔다"고 진단했다.

TD 증권의 분석가들도 금리 인상 폭을 축소한 최초의 주요국 중앙은행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분명히 오늘 RBA 결정은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기 시작할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주요국 중앙은행의 피벗에 대한 기대가 일면서 미국 국채 가격도 뉴욕 채권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한때 3bp 가까이 하락한 4.07%에 호가됐고 미국채 10년물 수익률도 2bp 하락한 3.61%에 호가됐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22시 5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