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강원도가 채무 보증을 약속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두고 강원도와 주관사인 BNK투자증권, 채권단이 한자리에 모였다. 투자자들은 강원도의 보증 이행 의사는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지급 시기 등은 여전히 모호해 혼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전일 BNK투자증권은 최근 디폴트를 맞은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 ABCP 보증사인 강원도와 투자자 간 채권단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오후 4시부터 2시간 반가량 진행됐다. 강원도는 지급금 지급 의사 등을 밝히며 보증 이행 의지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투자자들에게 보증사인 강원도 측의 입장을 명확히 밝힌 셈이다.

하지만 지급 시기 등을 구체화하지 않은 만큼 투자자의 불안감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BNK투자증권 측은 이날 오전까지 자체적으로 투자자 의견을 수렴해 취합할 예정이다.

앞서 강원도는 BNK투자증권과의 대면 미팅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BNK투자증권 본사에서 논의를 진행했으나 강원도의 지급금 지급 의무 의지만 확인했을 뿐 지급 기일 등의 측면에서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경우 SPC의 실질 차주인 강원중도개발공사 기업회생 절차를 마친 후 부족한 채무 등에 대해 보증 책임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원도의 확언에도 지방자치단체 보증으로 최고 등급인 'A1(sf)'을 인정받았던 ABCP가 최종 부도처리 된 데다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까지 상당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자금 회수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기관들의 불안감이 유동화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 역시 부담 요소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강원도의 지급 거부로 PF ABCP를 포함한 유동화물 전반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있다"며 "금융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강원도의 결정이 시장 불안을 높인 만큼 지금이라도 보증 이행을 다 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한국신용평가와 서울신용평가는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ABCP 신용등급을 'D(sf)'로 조정했다. ABCP 차환 발행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지급금 지급 의무를 맡았던 강원도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아이원제일차는 레고랜드 코리아 개발사업 조달을 위해 탄생한 SPC로, 해당 사업을 담당한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이를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했다. ABCP는 2천50억 원으로 상당한 규모였던 터라 다수의 기관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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