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적절한 타이밍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간담회 하는 이창용 총재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0.16 bluekey@yna.co.kr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굉장히 Fed와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에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만나 당연히 같이 이야기하고, 글로벌 상황이 어떻고, 한국만 아니라 아시아 상황이 다 이런 것을 소통하고 있다. 그다음 적절한 시점에 Fed가 필요하다면 (통화스와프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자본유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스리랑카나 다른 많은 아시아국가 중 국제통화기금(IMF) 프로그램을 신청한 나라가 많다"며 "그런 데는 자본이 빠져나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자본유출 징조가 없다"면서 "자본유출이라기보다는 최근 몇 달 채권시장과 주식에서 나오는 건데,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내국인 해외투자가 많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해외 투자자가 우리 주식시장에서 회수한 액수보다 우리나라의 해외투자가 배(倍) 이상 많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해외 투자가 많아서 그걸 가지고 들어올 수 있고, 그래서 디폴트 위험이 아닌 것"이라고 부연했다.

달러-원 환율과 관련해서도 "펀드매니저라면 1년 이상 투자하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나라 환율이 1,600원이 될 확률하고 1,300원 밑으로 갈 확률하고 어느 게 역사적으로 많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올라갈 확률에 단타 기대수익을 하는 것보다 나 같으면 예금에만 투자해도 (수익률이) 5%인데, 채권에 투자하면 7%이고 그게 더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 임무는 5%, 7% 수익률이 실질적으로 수익이 나게 인플레이션을 낮춰줘야 하는 것"이라며 "인플레가 5%라면 이자 5%를 받아도 실질적으로는 0%"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환율) 커브가 스탑하는 순간 모멘텀이 바뀔 것"이라며 "이자율은 충분히 올랐고, 내 생각에 환율이 더 올라가 돈을 벌 수 있는 확률하고, 안전하게 국내 투자하는 것이랑 (비교해봐야 한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금은 상황이) 1,100원대랑 다르다, 자동적 조절 메커니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의 외화보유액도 충분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 총재는 "4천억달러 이상 되는 외환보유고는 충분한 양"이라며 "우리가 만약 유동성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FIMA(Foreign and International Monetary Authority)'라고 우리 외환보유고를 담보로 빌려올 수 있는 등의 유동성 확보방안이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1,400원이 넘어가서 (달러 유동성 부족으로) 달려오는 은행이라든지 기업이 없다"고 부연했다.

최종 기준금리가 3.5%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그것보다 높게 보는 분, 낮게 보는 분들은 다 전제 조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연 3.5% 수준이 적당한지에 대해서는 여러 전제가 달려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상황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미 기준금리 1%포인트 차이가 적당하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그걸 기계적으로 한다면 금통위원이 왜 필요한가"라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 이상이면 안 돼, 그렇다면 우리가 뭘 논의하겠는가"라며 "그런 것들은 항상 전제조건이 있는 것이고, 이게 과도한가, 아니냐 판단하는 게 금통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소비자물가가 5~6%를 이어간다면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지금 물가가 5~6% 이상 계속 가면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한다, 그 이야기는 성장 이런 것들이 약간 문제가 되더라도 5~6% 물가 수준이 높은 것이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예산 규모 감축에 대해서는 "재정적자가 지금은 줄어드는 쪽으로 가는 게 거시정책으로 컨센서스"라며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빚 줄이는 정책은 굉장히 국제적으로 잘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이번에 문제가 된 것도 감세보다 감세에 따른 재정 악화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부가 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나는 되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법인세 감면에 대해서도 "불가피하게 국제적 경쟁 측면에서 봐야 할 필요가 예전보다 늘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정이 잘 돼서 안전한데, '논뱅킹(Non-banking)' 섹터에서 어떤 문제가 일어날 수 있지 않으냐가 가늠자"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팍 튀니까 연금에도 문제가 생긴다"며 "갑자기 금리가 올라가고 환율이 변동할 때 '논뱅킹'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많이 토론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관련해서는 "11월과 12월에도 미국이 금리 75bp 올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데, (이런 기조가) 무한히 계속될 수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내년 초, 올해 연말인지 모르지만 75bp 올라가는 스피드가 끝나면 트렌드가 바뀌면 시장심리가 급격하게 바뀌는 것을 단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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