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단기신용 익스포저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부상했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자금과 관련된 건설사의 각종 신용공여액은 16조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25일 연합인포맥스가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 서류를 토대로 검토한 결과, 연대보증, 자금보충, 채무인수 등 건설사의 단기신용공여액은 총 40개 사 15조8천415억 원으로 집계됐다(연합인포맥스 4726화면 참조).

PF ABCP, 전단채 자료를 토대로 인포맥스 자체 작성

 

 


신용공여액 상위 10개 사는 롯데건설이 4조8천467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건설 2조7천985억 원, GS건설 1조981억 원, 대우건설 9천365억 원, HDC현대산업개발 9천316억 원, 태영건설 8천303억 원, 현대엔지니어링 5천133억 원, SK에코플랜트 4천739억 원, IS동서 3천735억 원, 코오롱글로벌 3천544억 원 등이었다.

최근 증자와 계열사 차입 등으로 급한 불을 끈 롯데건설과 달리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은 조 단위의 신용공여액 못지않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각각 3조965억 원, 2조7천345억 원, 1조1천222억 원이 있어 충분히 감당이 가능할 것으로 풀이됐다.

롯데건설은 4조 원대의 신용공여액에 비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반기말 기준 5천950억 원에 그쳤다.

현대산업, 태영건설, 코오롱글로벌은 상위 4개 사에 비해 신용공여액이 작았지만 현금성자산 대비 신용공여액 수준이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현대산업의 신용공여액은 9천316억 원이었는데 현금성 자산은 올해 반기말 기준 6천280억 원이었고 유동부채비율은 104.79%였다.

태영건설은 신용공여액이 8천303억 원이었는데 현금성 자산 4천102억 원, 유동부채비율 284.5%로 파악됐다.

코오롱글로벌은 신용공여액 3천544억 원에 현금성 자산 1천274억 원, 유동부채비율 237.83%였다.

신용공여액이 많다고 해서 당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건설사들도 대응 여력을 자신했다.

현대산업은 "현금성 자산 외에 단기금융상품 7천700억 원 등 1조3천억 원의 여력이 있다"며 "우발채무 규모를 축소하고 분양을 선별적으로 진행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현재 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PF보증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만기구조가 장기화돼 있어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간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PF대출은 당사 보유현금과 한도대출 등 유동성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지난 23일 PF ABCP 등을 포함한 대책을 발표한 점도 위기가 가시화할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홍성기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시장이 우려하는 시기에 적절하게 나왔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지급보증 약속을 재확인한 점도 시장의 우려를 잘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한국은행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에 나서고 있는 국면이라는 점과 정부의 채권시장 대책이 레고랜드 사태 발발 한 달여 만에 나오는 등 다소 굼떴다는 점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요인이다.

신용평가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채권시장 대책을 발표하고 즉시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실무에서 느끼는 온도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PF보증 관련 기관의 한 관계자도 집행 세부사항에 대해 "관련 부서에서 준비 중"이라고만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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