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은 매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센 것으로 확인됐지만 유로화는 되레 약세를 보였다. 유로존의 경기 둔화가 가시화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만큼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1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8.68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7.424엔보다 1.261엔(0.86%)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884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9661달러보다 0.00821달러(0.82%)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6.94엔을 기록, 전장 146.92엔보다 0.02엔(0.01%)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0.662보다 0.82% 상승한 111.566을 기록했다. 월간 단위로는 0.53% 하락했다.
 

 

 


<달러 인데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한때 111.324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등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연준이 다음달 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하며 시장 예상이 부합했다. 시장 예상치는 0.5%, 5.2% 상승이었다.

연준 의장까지 지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현재 경제에 경기침체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한 대목도 새삼 눈길을 끌었다. 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 행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발언으로 풀이되면서다.

옐런 장관은 지난 주말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완전 고용 경제 상태에 있다"라며 "성장이 둔화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올해 3개 분기가 지났으나 여전히 (경제는) 괜찮다"라며 "우리는 매우 강한 노동시장을 갖고 있다. 현시점에서 이 경제에 침체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채 10년물은 전날 종가대비 한때 3bp 이상 오른 4.05%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일본은행(BOJ)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명토박아 밝히면서다. 일본국채(JGB)국채 10년물과 미국채 10년물 수익률 스프레드가 400bp 가까이 벌어지면서 캐리 수요를 더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여기에다 일본 수입업체의 실수요도 엔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거센 것으로 확인됐지만 되레 약세를 보였다. 10월 유로존 CPI 예비치는 전년대비 10.7% 올랐다. CPI 상승률이 두 자릿수로 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월 확정치인 9.9%를 웃돌았을 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0.0%도 넘었다. 10월 CPI는 전월대비로는 1.5% 올랐다.

유로존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유로화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됐다. 계절 조정 기준 3분기 국내 총생산(GDP) 예비치가 0.2%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최종치인 0.8% 성장을 크게 밑돈 수준이다.

영국 파운드화도 약세를 보였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취임에 따른 '허니문 효과'가 일단락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영국 국채인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주말 종가대비 2bp 이상 오른 3.49%에 호가되는 등 수낵 총리가 감세안을 철회한 데 따른 안도 랠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파운드화는 1.29% 하락한 1.14677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이 오는 3일 1989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파운드화를 견인하지 못했다. 영국의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할 때 BOE가 연준만큼 매파적인 행보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 역외 위안화는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중국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정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세계 최대의 아이폰 생산 기지인 중국 폭스콘 공장에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 등이 위안화 약세 심리를 부추겼다. 중국의 10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로 기준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는 소식도 위안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역외 달러위안화 환율은지난 주말 종가인 7.2707위안보다 급등한 7.33위안 언저리에서 호가됐다. 위안화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롬바르드 오디어의 이코노미스트인 싸미 차르는 일부 주요국 중앙은행의 좀 더 균형 잡힌 분위기가 감지된 이후에 "외환시장은 다음달 2일 연준의 FOMC 회의를 앞두고 관망 모드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는 연준이 따라갈 것인가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둘기파적인 정책 전환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시장 상황을 완화하기에는 너무 시기상조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하지만 또 한번 놀라울 정도로 매파적이기 보다는 좀 더 균형을 잡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주에 국가별 인플레이션 지표가 있었기 때문에 유로존의 물가 지표는 구문이었다고 덧붙였다.

CBA의 전략가인 캐롤 콩은 지난주 말부터 연준이 덜 매파적일 것이라는 이야기는 활력을 잃었고 이날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이 통화 정책에 방향 전환할 것이라는 모종의 기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상당한 회복탄력성이 있고 특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너무 시기상조다"고 강조했다.

ING의 이코노미스트인 아이리스 팽은 중국 경제의 뚜렷해진 약세를 고려할 때 역내 위안화가 단기적으로 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많은 코로나19 사례와 예상되는 봉쇄로 위안화에 대해 낙관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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