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삼성생명[032830]이 인오가닉 성장을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수를 추진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내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부동산, 인프라에 특화한 전문 운용사를 추가로 인수할 방침이다.

이는 자산운용을 삼성생명의 성장을 위한 신사업의 핵심축으로 가져가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의 일환이다.

삼성생명이 해외 자산운용사와의 협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지난해 5월 삼성생명은 영국 부동산 자산운용사 세빌스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이하 세빌스 IM)의 지분 25%를 6천375만파운드(약 1천13억 원)에 인수했다. 해당 인수로 삼성생명은 영국의 종합 부동산 그룹 세빌스 Plc가 보유한 세빌스 IM 지분 100% 가운데 25%를 넘겨받아 2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삼성생명은 지분인수 거래 완료 시점 이후 4년간 약 1조 원 규모의 자산 위탁운용도 약정했다. 위탁운용 약정의 진행 결과 등에 따라 지분 10%를 2025년까지 추가로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도 취득해 협업의 범위를 넓힐 길도 마련했다.

올해 4월에는 완전자회사 삼성자산운용을 통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의 지분 20%를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삼성화재와 함께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고자 블랙스톤과 6억5천만 달러(한화 약 9천269억 원) 규모의 펀드 투자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국내 보험사가 손잡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블랙스톤과의 펀드투자 약정에서 삼성생명은 80%에 달하는 투자를 담당했다. 펀드투자 외에도 다양한 협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다.

그간 삼성생명은 국내에서도 해외 대체투자를 늘리기 위해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와 4천억 원 규모의 해외투자 펀드를 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삼성생명의 대체투자 규모는 37조 원 정도다. 삼성생명은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투자의 15% 이상을 국내외 대체 투자로 채울 방침이다.

내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부동산과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사를 추가로 더 인수하려는 것 역시 안정적인 이익 변동성 관리는 물론 자본 여력을 성장에 투자하겠다는 경영 방침의 일환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고위 임원은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괜찮은 매물로 나온 중소형 운용사들이 있다. 동남아시아는 불안하지만, 전통적인 선진국들은 오히려 기회"라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담보할 수 있는 상품 소싱, 투자 물건을 국내서 찾기엔 한계가 크다. 대형 생보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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