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늘어났던 통화량과 위기 수준 비례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이어 시중 은행의 대출 심사도 까다로워지면서 소비 위축에 따른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경기 침체로 이례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됐다.

26일 연합인포맥스 패닉-붐 사이클(화면번호 8283)에 따르면 세계 경기 활성화 정도를 가늠하는 경기 동행 지수인 연합 패닉-붐 지표는 5점 만점 중 2.92(지난 25일 기준)를 나타냈다.

지난 11월 중순 2.17을 기록하던 패닉-붐 지표는 레벨을 높이며 3점대를 앞두고 있다.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COLD'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경제 포캐스팅 지표 역시 악화했다. 11월 중순 기준 포캐스팅 지표는 7.6을 기록했다가 현재 14로 집계돼 'PANIC'으로 기울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역전 폭이 마이너스(-)85bp까지 확대되는 등 4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자 경기 침체 전망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시중은행의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진 점 역시 경기 침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소기업에 대한 미국 시중은행 여신 취급 태도 지수는 현재 20을 웃돌면서 이전보다 보수적인 경향을 띠었다.

미국 내 고용은 중소기업의 비중이 큰 편이다. 최근 미국 내 소기업에 대한 시중은행의 대출 취급 태도가 보수적으로 변하자, 유동성이 부족한 소기업의 구조조정 또는 부도가 나타나 실업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신용카드론에 대한 시중은행의 태도 역시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신용카드론에 대한 미국 시중은행여신취급 태도는 앞선 지수와 마찬가지로 20을 상회했다.




실업률이 증가할 경우 개인들은 당장의 소비를 위해 신용카드론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수록 신용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심사가 이전보다 엄격해져 소비 역시 위축된다는 지적이다.

패닉-붐 지표의 변수를 제공한 양기태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피데스 어드바이저리 전무)는 "최근 미국 시중 은행들의 신용카드론에 대한 여신 취급 태도를 보면 경기 침체 진입기에 보여주었던 보수적인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며 "신용카드론의 경우 급할 때 사용하는 수단인데, 대출 취급이 보수적으로 변할 때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로 통화량이 급증한 와중에 경기 침체까지 맞물린다면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양 교수는 "M2가 이렇게 증가했었다는 건 결국 차입금으로 나갔다는 뜻인데, 자본주의 위기는 이전에 늘어난 차입금의 크기와 비례해왔다"며 "예전 IMF나 닷컴 버블처럼 따로 오지 않고, 모든 종류의 위기가 한 번에 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양 교수는 "최근 장단기 금리차 역전 폭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은 다가올 위기의 크기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 패닉-붐 지표란
연합 패닉-붐 지표란 글로벌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의 순환을 가늠하기 위해 연합인포맥스가 만든 지표다.

S&P 등 해외 애널리스트들이 실제로 참고하는 미국 위주의 금융·실물 변수를 종합해 만들었다. 0점에 가까울수록 세계 경제가 호황에 가까운 것이고, 5점에 가까울수록 불황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역대 지표를 살펴보면 패닉-붐 지표가 5점에 근접했던 것은 2001~2002년 초, 2007년 말~2009년 초, 그리고 2020년이었다. 이 기간이 미국 NBER이 발표한 세계 경제 침체 구간과 일치해 지표에 신뢰성을 더하고 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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