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박준형 기자 = 2026년 매출 15조 목표를 공언한 네이버가 아시아-유럽-북미를 잇는 글로벌 C2C(개인 간 거래) 포트폴리오 완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 포시마크 사내 설명회…통합 비전·방향성 공유
[출처 : 연합뉴스 자료 사진]


새로운 플랫폼의 매력을 내세워 기존의 다른 이커머스를 사용하는 고객층도 이용자로 쉽게 포섭할 수 있는 데다, 해외 현지 플랫폼을 직접 인수해 운영하면서 글로벌 사용자를 네이버 생태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C2C에 兆단위 광폭 투자…커머스에 진심인 네이버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스페인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왈라팝은 사용자 간 물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국내에선 당근마켓과 성격이 비슷하다.

지난 2021년 1억1천500만 유로(약 1천550억 원)를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한 이후 최근 7천500만 유로(한화 약 1천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통해 지분 20%가량을 추가로 얻게 돼 총 30.5%의 지분을 확보했다.

네이버는 5년 전 유럽 지역 스타트업 대상 펀드에 출자한 후, 유럽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후 현지 커머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고거래(리셀)를 눈여겨봐 온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부터 C2C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유럽 등에서 C2C 글로벌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20년 국내 명품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크림'을 출범했다.

크림은 초기 한정판 신발 리셀 플랫폼에 그쳤으나, 지난 2021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이후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통해 현재는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온 크림은 작년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패션 플랫폼인 '빈티지 시티'를 운영하고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캐러셀에 8천만 달러(한화 약 1천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최근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약 1조6천700억 원을 들여 미국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를 완료했으며, 유럽에서는 왈라팝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를 단행하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매출 15조 원의 꿈 이뤄줄 글로벌 커머스…'원팀 네이버' 시너지 기대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취임 당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추가해 5년 내 1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이 꿈을 끌어갈 두 바퀴 중 하나가 바로 커머스인데, 1020세대의 젊은층이 주요 이용자인 C2C에 집중한 포트폴리오가 눈에 띈다.

특히 유럽 지역의 포트폴리오로 보유했던 왈라팝에 추가 투자를 단행, 최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네이버만의 C2C 플랫폼 생태계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현재 국내에서는 '크림', 일본 '빈티지시티', 미국 '포시마크', 스페인 '왈라팝' 등의 C2C 커머스 플랫폼을 보유했다.

네이버가 C2C 커머스 생태계를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데에는 국내 업체인 크림의 빠른 성장세와 수익성이 발판이 됐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크림은 지난해에만 수수료를 5차례 이상 인상하는 등 수익화에 힘썼으나, 이용자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덕분에 이용자 이탈 없이 탄탄한 거래액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C2C 생태계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각국에 퍼져있는 플랫폼의 성향이 약간씩 다르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원팀' 생태계 안에서 각 플랫폼의 매력을 살린 채 서로의 기술력을 공유해 새로운 커머스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 직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쇼핑 등의 기술력을 포시마크에 이식하는 등 화학적 결합(PMI)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크림은 C2C 커머스이긴 하나,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거래'보다는 한정판 상품 등의 퀄리티를 검수해 개인 간 거래가 수월히 진행되도록 돕고 수수료를 받는다.

포시마크는 패션에 특화된 C2C 플랫폼으로 지역 단위 소셜 커뮤니티에 강점이 있다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인플루언서가 중심이 되는 '인스타그램 마켓'과 유사하다.

빈티지시티는 오프라인 중심의 빈티지패션 시장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 놓은 형태로, C2C는 물론 사업자 역시 이용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

각 플랫폼이 현지에서 성공한다면, 서로 다른 특성 탓에 플랫폼 간의 마찰 없이 사용자 지역을 글로벌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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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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