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회사 배당 비과세로 본원소득수지 추가 증가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상품수지가 적자를 이어가는 와중에 해외 자회사가 모기업인 국내 법인에 주는 배당 덕에 본원소득수지가 늘어나고 있어 외환 수급의 변화가 감지된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12월 본원소득수지는 47억8천5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상품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였지만, 본원소득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며 경상수지도 흑자였다. 12월 상품수지는 4억8천만 달러 적자였으나 본원소득 수지 덕에 경상수지는 26억8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증가하는 본원소득수지
ECOS, 연합인포맥스

 


우리나라는 통상 상품수지 흑자로 외환을 벌어들였으나 올해는 본원소득수지가 경상 흑자를 주도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처음으로 상품수지를 앞질렀다. 본원소득수지는 229억 달러 흑자였고 상품수지는 151억 달러 흑자였다. 하반기 들어서는 본원소득수지는 170억 달러 흑자였던 반면, 상품수지는 63억 달러 적자였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요 둔화를 고려하면 상품수지 흑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기 어려우나 본원소득수지가 그 자리를 메꿀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이후 흑자로 전환됐으며 2021년 기준으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6.4%까지 늘어났다"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을 바탕으로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를 지속하며 경상수지 흑자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전망이 좋지 못하지만, 본원소득수지로 적자를 메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제도상으로도 해외 자회사 배당 유인이 커졌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부터 해외 자회사 배당금을 들여올 때 익금불산입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국내 법인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 부과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해외 자회사는 현지에 법인세를 납부한 뒤 모회사로 배당한다. 국내에서 그 배당금에 과세한다면 동일한 소득 원천에 두 번 과세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해외 자회사 소득이 국내로 배당되지 않고 현지에 유보됐다.

익금불산입 제도 시행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유보금 중 상당수가 국내로 환류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2009년 해외 자회사 국내 배당에 비과세한 뒤 배당금이 2배 이상 늘어나며 환류 비율이 95.4%까지 증가했다. 미국도 과세 전환을 통해 해외유보현금 중 77%가 국내로 송환됐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902억 달러의 해외 유보금이 있다"면서 "과세 전환으로 그중 절반 수준이라도 국내로 환류한다면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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