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한일 정상이 금융ㆍ외환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하면서 8년 만에 양국 간 통화스와프가 복원될지 주목된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시기인 만큼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이 성사된다면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에 도움일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 '금융ㆍ외환' 머리 맞대기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일 양국이 풍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경제 안보와 첨단과학뿐만 아니라 금융ㆍ외환 분야에서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조속히 회복,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공감대에 따라 안보,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증진 논의를 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금융ㆍ외환 분야의 협력으로 한일 통화스와프를 떠오르게 한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지난 2015년 2월 종료됐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01년 7월 2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는데, 지속해 규모가 늘어 2011년 12월에는 잔액이 700억달러 수준에 달했다.

약 10년 만에 35배로 급증한 것이다.

그러다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분위기가 급격하게 경색되면서 2개월 만에 13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일본에서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 간의 거래가 아닌 정치적인 거래의 산물로 보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 업무 주도권도 일본의 중앙은행이 아닌 재무성이 쥐고 있다.

독도와 역사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2013년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는 100억달러로 더욱 줄었다.

그러다 2015년 2월 '잔액 0원'으로 완전히 종료됐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물밑에서 통화스와프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통화 스와프 규모와 원화와 엔화의 교환 또는 달러 등 교환방식의 구조, 금리 등을 세부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한일 통화스와프 효과 있을까

한일 통화스와프는 심리적으로 우리 금융ㆍ외환시장에 안정감을 더해줄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지표 자체는 여전히 견조해 한일 통화스와프가 당장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은 4천242억9천만달러에 달한다.

2월 말은 각국의 외화보유액이 집계되지 않아 판단이 어렵지만, 1월 말의 경우 세계 9위의 규모로 나타났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5.1% 수준으로 지난 1998년(2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도 141.2%로 규제 비율인 80%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긴급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점에는 금융ㆍ외환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가능성이 크다.

원화를 달러로 교환하든, 엔화로 하든 모두 기축통화라는 점에서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7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제일 좋지만, 일본의 경우에도 국제유통 시장이 크고 미국과 연결돼 있어 다른 통화스와프보다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외환시장의 심리 안정 효과, 실물에 이은 금융ㆍ외환시장까지의 한일 관계 강화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기업의 일본 엔화 채권 발행 등 일본 현지 펀딩에 간접적인 긍정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 투자자의 국내 기업 및 국내시장 투자 증가에도 간접적인 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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