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공세에도 이사회 상정안 통과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를 받고 있는 KT&G가 이날 주주총회에서 주당 5천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KT&G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은 KT&G 이사회가 상정한 안들이 통과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한 바 있다.

KT&G는 28일 대전에 위치한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제 3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당 5천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하는 안을 확정했다.

KT&G 이사회는 주당 5천원을 현금 배당하는 안을 주장했다. 이 중 50원의 배당금은 연간 발생한 이익 잉여금에서 차감하고, 나머지 4천950원은 보유 적립금을 활용하여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주주총회 출석 주식 수 대비 68.5%(6천85만5천635주)가 주당 5천원 배당 안에 찬성했다.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와 비교해서는 51.3%가 해당 안에 찬성했다.

안다자산운용과 아그네스 측이 주장한 배당금 안과 관련해서는 각각 주총 참여 주식 중 1.5%, 32%만이 찬성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주당 7천867원의 배당금을 요구했다. KT&G가 별도 기준 2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연간 7~8천억원의 현금 흐름이 유입되고 있어 배당금 확대에 무리가 없다고 봤다.

안다자산운용 측은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가 15년전과 같아 인삼공사의 인적 분할 및 상장을 요구해온 것"이라며 "배당금 역시 이사회 측이 제시한 안에서 50%를 증액한 수준으로 3천억원의 추가 자금이 소요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유 자산을 고려했을 때 7천867원 배당안이 회사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그네스는 주당 1만원의 배당안을 상정했다.

아그네스 측은 "KT&G는 지난 15년간 당기순이익의 60% 수준으로 환원해왔다"며 "글로벌 동종업체가 당기순익의 대부분을 환원하는 것과 비교해 KT&G만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5년간 주주 환원 대신 보유 현금을 쌓아온 점을 고려할 때 적립금을 활용한 배당금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주총의 참석률은 81% 수준이다. 전자투표 위임장 제출을 포함해 총 9천438만994주가 총회에 모였으며, 주주 수는 3천477명이다. KT&G 정기주총 참석률은 70% 후반대였다.

KT&G 이사회 측과 행동주의 펀드 두 곳이 주주총회에 배당 및 이사회 관련 안건들 동시 상정한 만큼, 주총 시작 전 참석 주주 및 의결권 수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도 까다롭게 진행됐다.

한편, 배당금 안건에 대해 대부분의 주주가 KT&G의 손을 들어준 만큼, 이러한 표심이 향후 사외이사 증원 등 주요 안건의 표결에서도 KT&G 경영진의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KT&G는 주주총회 의결에 따라 분기 배당을 시행한다. 총회 참석 주식 중 82.2%가 아그네스 측이 제시한 분기 배당 신설의 건에 대해 찬성했다.

KT&G 이사회 역시 분기 배당 신설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에 대해 동의했으며, 국민연금 역시 주주제안 측이 상정한 안건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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