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통화의 저주(curse under safe haven)는 특정 통화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며 타 통화 대비 강세를 보여, 이 때문에 해당 국가의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말한다.

배리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 UC 버클리대 경제학 교수가 처음 주장한 이 개념은 통화가치가 경제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일본의 사례에서 비롯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일본의 해외 수출이 감소했다. 이에 일본은행(BOJ)은 엔화 가치를 낮추고자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하지만, BOJ의 개입에도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부진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세 강화로 엔화 가치는 하락하지 않았다.

엔고가 유지되면서 일본의 수출 감소와 기업 경쟁력 약화가 계속되고, BOJ는 이를 막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지만,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엔화에 투자가 몰리면서 엔고가 다시 유지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최근 경제상황 악화 속에서도 달러-원 환율이 내려가자 우리나라도 안전통화의 저주에 빠져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아직 원화는 안전자산이 아니라며 이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책금융부 엄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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