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080원선을 위협하면서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연말 종가 레벨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22일 서울환시 참가자들에 따르면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연말 종가가 1,060.00~1,070.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당초보다 10원 가까이 전망치를 낮췄다.

최근까지 상당수 딜러들이 달러화 1,080원선으로 연말 종가 레벨을 예상했던것과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특히 연말 최대 이슈로 꼽혔던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음에도 내년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매수 기대감이 약해졌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원 연말 종가는 1,060원 정도 보고 있다"며 "외환당국의 1,080원선 방어 의지도 그리 강해보이지 않는다"며 "과거 1,050원선 레벨로 돌아갈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美 재정 절벽 위기해소 가능성 =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으로 오히려 재정 절벽 해소 노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B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100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봤던 연말 종가 전망치를 1,090원대로 낮췄다.

그는 "연말 미국 재정절벽 해소 합의시 원화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수급 역시 국내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소진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출회 되는 것은 물론, 역외 자금도 많이 들어오고 있어 원화 강세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말종가를 현레벨보다 높게 잡은 것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을 비롯한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도 예산안 평균환율은 '1,070원' = 환시 참가자들은 당국이 1,070원선을 방어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지난해 짠 2012년도 예산안에서 올해 평균 환율을 1,070원으로 책정했던 만큼 이 부근에서 레벨 방어의지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080원선이 하향 돌파될 경우 1,070원대 초반까지 빠르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외환당국이 올해 예산안 환율을 1,070원으로 뒀던 만큼 그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네고물량과 역외NDF매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2013년 예산안의 기준환율은 1,130원이다. 현 수준보다 50원 가까이 높다. 당국의 고환율 정책 스탠스에 다시금 시장 시선이 집중된 상태다.

최근 재정부는 국회의원들에게 제출한 관세 등 세입예산안 자료에서 세수추계에 적용한 기준환율을 1,080원으로 적용해 이를 해명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예산안 기준환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심리적 쏠림 경계 = 다만, 외환딜러들은 달러화 1,080원대 초반에서 심리적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 기대가 커지면서 자칫 묻지마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D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연말 종가를 1,080원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펀더멘털에 비해 달러-원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른 듯하다"고 말했다.

환시참가자들은 동절기 정유사를 비롯한 에너지업체들의 달러 결제수요가 연말 환율을 탄탄히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칫 대외 리스크 요인까지 불거질 경우 숏커버가 급격히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080원선이 돌파되면 외환당국 의지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1,070원대로 진입할 수 있다"며 "그러나 12월에 결제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재정위기 우려 등으로 지지될 경우 숏커버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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