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한국가스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5조4천억원 규모의 미수금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데 실무 작업을 맡을 주관사로 대우증권 등 7곳의 IB(투자은행)가 선정됐다.

2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전일 오후 대우ㆍ우리투자ㆍ삼성ㆍSKㆍHMC투자ㆍ신영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7곳을 발행 주관사로 선정해 통보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16일 자산유동화 실적 상위 20개 IB에 주관사 선정 입찰참가요청서(RFP)를 돌렸고, 19일 12곳의 IB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프리젠테이션 평가 등을 거쳐 주관사를 최종 확정했다.

가스공사는 올해 안에 발행을 완료할 예정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발행 구조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구조화금융(SF) 시장에서는 발행 규모가 워낙 크고, 사모 형태로 발행될 예정인데다 시일이 촉박해 금융감독원에 유동화계획을 등록하지 않는 방식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발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ABCP 중 일부 물량은 시중은행의 매입약정을 받아 발행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주요 IB들은 ABCP를 주 발행 대상으로 삼고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대출(ABL) 등을 병행 발행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자산이 되는 미수금은 도시가스요금에 원료비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올해 6월말 기준으로 5조4천억원데 달한다.

가스공사는 유가 및 환율 변동에 따른 매입가격변동 위험을 공급가격에 전가하는 원료비연동제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2008년과 2011년 정부가 요금 인상을 억제하면서 원료비연동제가 일시적으로 유보된 탓에 대규모의 미수금을 안게 됐다.

요금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미수금 회수가 원활히 진행되겠지만 유보 기간이 길어지면 회수가 저조해지면서 금융비용이 확대될 수 있다.

이번에 미수금을 유동화 하려는 것도 이러한 재무적 부담을 크게 줄이기 위해서다. 꾸준히 높아가는 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아울러 유동화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셰일가스 등의 자원개발 투자비를 마련하려는 목적도 있다.

올해 6월말 현재 가스공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49.3%로 작년말의 347.7%에 비해 소폭 올랐다. 공공기관 가운데 최상위 수준으로 높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65.8%로 64.2%에서 소폭 높아졌다. 순차입금은 24조4천938억원에 달한다.

한편, 가스공사가 공모 방식이 아닌 사모 방식으로 유동화에 나서는 것은 금감원이 미수금을 확정매출자산으로 인정하는데 의문을 제기하면서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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