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탈(fiscal slope)은 미국 정치권이 내년도 미국의 재정지출 감축 규모를 일부 축소하는 데 합의하면서 경제에 주는 충격을 줄이는 시나리오를 말했다.

대규모 재정지출 축소로 경제가 급격한 충격을 받는 이른바 '재정절벽(Fiscal cliff)'과 대비되는 용어다.

약 5천억~6천억달러 정도로 예상되는 기존의 재정긴축 규모를 일부 경기부양 조치의 연장 등으로 줄이면 경기에 미치는 충격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재정절벽이 발생하기보다는 재정비탈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20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민주ㆍ공화 양당 모두 재정절벽 사태를 방지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재정절벽이 경제에 주는 충격을 피하고자 일부 조치를 되돌리거나 혹은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재정절벽을 피하면 단기 충격은 없겠지만, 재정건전성 회복이 지연되고 재정적자가 늘어난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재정비탈로 표현되는 부분적 타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민관경제금융상황점검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재정절벽 문제가 내년 초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으면 약 5천달러 이상의 재정 긴축효과가 발생한다"면서도 "다만 일부 세제혜택 종료 등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가 예상되는 만큼 재정절벽보다는 재정지출 축소 중에서 일부만 현실화되는 재정비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재정절벽 발생시 미국의 내년 성장률은 미 의회예산국의 경우 마이너스(-) 0.5%로, JP모간과 씨티는 각각 -0.9%, -1%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절벽이 아니라 재정 비탈로 완화될 경우 내년 성장률은 0.5~1%대 초반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책금융부 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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