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인사 시즌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은행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연말·연초 인사는 매년 돌아오는 이벤트지만 올 연말에는 대선이라는 대형 이슈가 있어 어느 때보다 눈치보기가 극심하다.

대선 후 정권이 바뀔 경우 본격적으로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KB금융 쏠린 눈'= 요즘 금융권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이슈 가운데 하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다.

스스로 'MB맨이 맞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온 어 회장의 임기는 내년 7월이면 끝난다.

통상 대선이 지나고 나면 금융 CEO들이 사임을 표명하는데, 정권이 바뀐 상황에서 어 회장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 내부에서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CEO를 교체하겠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그간 KB금융이 외부 입김에 휘둘린 전력을 보면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도 정치권 인사개입 논란과 금감원의 문책 경고로 임기를 채 끝내지 못하고 불명예 퇴장했고, 앞서 김정태 전 행장도 관치금융 논란 속에 금감원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어 회장뿐만 아니라 임영록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의 임기도 모두 내년 7월에 만료된다. 또 박동창(전략담당)·윤종규(재무담당)·김왕기(홍보담당) 부사장과 양원근 전무(경영연구소장) 등 주요 임원들은 올 12월에 임기가 끝난다. 연말·연초 KB금융지주가 인사 이슈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신한은행 임원 2/3 임기 만료 = 신한은행도 주요 임원의 임기 만료가 내년 초 대거 몰려있다.

오세일(CIB)·이동대(기업부문)·조용병(리테일부문)·주인종(여신심사)·설영오(글로벌사업) 부행장과 이신기(기관)·김영표(마케팅지원)·최영수(업무개선)·임영진(경영지원) 부행장보의 임기는 내년 1~2월에 끝난다.

은행장을 제외한 부행장급 임원 12명 가운데 9명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신한은행의 한 임원은 "현재로선 인사가 어떻게 날 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그야말로 납작 엎드려 숨죽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 말 인사를 실시한다.

외부 변수뿐만 아니라 내부 변수도 있다. 내달 법원은 '신한 사태'의 결심 공판을 열고, 이르면 연내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의 다른 임원은 "법원 판결이 나온 후에 내부적으로 상당한 후폭풍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우리은행도 수석부행장과 집행 부행장 등 부행장급 14명 가운데 11명의 임기가 연말과 연초에 걸쳐 만료돼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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