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SK에너지가 5천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제시한 희망금리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SK에너지는 내달 6일 3년물 2천억원과 5ㆍ7ㆍ10년물로 1천억원씩 총 5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금리를 확정하고 기관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수요예측은 29일 실시된다.

SK에너지가 수요예측에서 제시한 희망금리밴드 수준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만기별 희망금리는 3년물이 '국고채 3년물 금리+(13∼28bp)', 5년물과 7년물이 국고채 5년물 금리에 각각 14∼29bp와 24∼39bp가 가산된 수준이다.

10년물은 '국고채 10년물 금리+(26∼41bp)'다.

증권신고서 제출일인 지난 26일 기준으로 SK에너지 회사채의 국고채 금리 대비 스프레드는 3년물 25bp, 5년물 25bp, 7년물 31bp, 10년물 38bp다.

희망금리밴드 상단 스프레드가 모두 개별민평 스프레드 보다 높다.

우량물의 경우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통상 개별민평 수준으로 맞춰 제시하던 것과는 다르다.

최근 우량물과 비우량 회사채를 가리지 않고 수요예측에서 잇따라 대규모 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행금리가 대부분 희망금리밴드 상단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되고 있다.

SK에너지가 제시한 희망금리 수준을 보면 개별민평을 웃도는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될 수도 있다.

기꺼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각오를 보인 셈이다.

SK에너지가 지난 9월21일 발행한 5ㆍ7ㆍ10년물의 회사채 금리는 만기별로 개별민평금리 보다 2∼11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따라서 수요예측 결과가 좋다면 9월 때와 같이 좋은 조건으로 금리가 결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실시되고 있는 회사채 수요예측 사례를 보면 결코 만만치가 않다.

SK에너지와 신용등급과 업종이 같은 GS칼텍스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GS칼텍스는 이달 29일 6년물 1천500억원과 10년물 500억원 등 총 2천억원의 회사채 발행한다.

지난 20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모두 희망금리밴드 상단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SK에너지가 이처럼 금리 '욕심'을 버린 것도 이러한 최근의 시장 상황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주관사의 한 관계자는 "우량물이라 할 지라도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수요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투자자들의 입장과 시장 흐름을 최대한 감안해 금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관들이 북클로징을 앞두고 있고 우량 회사채라도 잘 사지 않으려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비교적 나쁘지 않은 금리 조건을 제시한 만큼 수요예측 결과가 좋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에너지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중 3천800억원을 인천정유의 파라자일렌 설비 투자와 증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1천200억원은 내달 6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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