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셰일가스(shale gas). 오랜 세월 모래와 진흙이 쌓여 단단하게 굳은 탄화수소가 퇴적암(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가스를 말한다. 유전이나 가스전에서 채굴하는 기존 가스와 화학적 성분이 동일하지만 여태껏 채굴 기술이 없어 사장된 에너지원이었다.

이런 셰일가스가 기술의 발달로 본격적으로 채굴되면서 에너지 부문을 넘어 새해 월가의 화두가 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광우 국민연금(NPS) 이사장은 최근 월가의 구루(Guru)를 두루 만난 뒤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미국발 에너지시장 판도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를 주목해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Morgan Chase회장 ▲마이클 코뱃(Michael Corbat) 신임 Citi Group회장 ▲로렌스 핑크(Laurence Fink) BlackRock회장 ▲스티브 슈워츠먼(Steve Schwarzman) Blackstone회장 ▲조지 로버츠(George Roberts) KKR회장 ▲모하메드 엘 에리언(Mohamd El-Erian) PIMCO회장▲빌 그로스(Bill Gross) PIMCO 설립자 등 글로벌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이른바 구루들을 한꺼번에 만난 소회를 풀어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8년 IMF 구제금융 시절 월가의 문전박대를 당했던 우리나라의 과거 상황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한 스케줄이었다면서 셰일가스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월가의 구루들도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제일 낮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귀띔했다는 얘기다. 세일가스 등을 통해서 2020년까지 전세계에서 미국이 중동 국가를 제치고 에너지 최대 생산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월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에너지 가격의 경쟁력이 엄청난 제조업 부흥시대를 열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 일간지에 도배되는 등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유포되고 있다. 월가도 '미국의 매뉴팩쳐링 르네상스(Manufacturing Renaissance)'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최근 한 금융통화위원도 최근 셰일가스발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금통위원은 셰일가스가 중국에 가장 많이 매장돼 있고 유럽 등에도 상당량 매장돼 있지만 상업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셰일가스 채굴의 핵심 인프라인 물이 없는 사막지대에 대부분 매장됐고유럽은 대부분이 도심지역에 매장된 탓에 채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셰일가스 채굴의 가장 큰 난관인 환경오염 시비만 해소한다면 미국이 다시 한번 팍스 아메리카나가 가능해져 글로벌 경제는 물론 금융시장에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삼성경제연구소은 지난달 8일 발표한 '자원시장 하락추세로 전환되었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셰일가스가 미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자원시장의 주목받는 변수가 되겠지만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진단했다. 이 연구소는 중국이 셰일가스 생산을 개시하면 큰 파문을 일으키겠지만 석유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과 운송 부문 등 셰일가스를 활용한 인프라 구축도 향후 본격적인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기 위한 과제로 지목됐다.

월가의 구루들이 새해 가장 큰 화두로 삼고 있는 세일가스에 대해 국내에서도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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