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 비중이 큰 중소형 생보사들이 회사채 등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채권 투자 비중도 높게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중소형사들이 역마진 우려 속에서 최초 제시한 상품의 최저보증이율을 맞추기 위해 운용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회사채 비중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익률을 맞추려 위험채권 비중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 저축성 비중 큰 생보사, 회사채 비중도 커 = 1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1~2분기(4~9월) 저축성보험 비중(수입보험료 기준ㆍIBK연금보험 제외)이 높은 생보사는 K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으로 98%에 달했다.

이밖에도 NH농협생명과 하나HSBC생명이 각각 84.2%와 85.7% 수준으로 업계 평균인 59.8%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흥국생명(75.8%)과 우리아비바생명(78.8%), 미래에셋생명(70.9%), 현대라이프생명(74.2%)도 저축성보험 비중이 컸다.

이들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큰 생보사들은 유가증권 내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채권으로 분류되는 회사채 운용 비중도 큰 것으로 집계됐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저축성보험 비중이 가장 높은 K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9월말 현재 유가증권 내 회사채 투자 비중이 27% 수준으로 라이나생명과 흥국생명 다음으로 세 번째로 컸다.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이 75%를 웃도는 흥국생명은 유가증권 내 회사채 투자 비중이 33%에 달했다. 연초보다 4%포인트 가량 비중을 끌어올렸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큰 우리아비바생명은 연초부터 회사채 비중을 줄이고는 있지만 9월말 현재 여전히 28%의 업계 최고 수준의 비중을 두고 있다.

반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들은 평균적으로 회사채 비중을 10% 미만으로 작게 가져가고 있다.

▲ 저축성 상품 금리 맞추기 위한 '고육책' = 이처럼 일부 중소생보사들이 회사채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은 역마진 우려가 나오는 저금리 상황에서 운용이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등급별로 차이는 있지만 회사채는 위험계수가 국공채보다 커 신용리스크에는 부담이 있지만 고금리를 제시하고 판매한 저축성상품 규모를 감안하면 이런 리스크를 일부는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제도 상 국공채는 신용등급에 따른 신용위험계수가 0% 지만 회사채의 경우 장기신용등급이 'AAA'인 채권에 붙는 위험계수가 0.8%고 'BBB-'의 경우에는 6%까지 위험계수가 적용된다.

A생보사 관계자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얻기 위해 국공채 위주로 운영을 하려고 하지만 장기 국공채 물량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부 자산이 회사채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B생보사 관계자는 "제시해 놓은 최저보증이율도 있고 해서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한없이 안정적으로만 가져갈 수는 없다"며 "일부 리스크를 지더라도 최초에 제시한 수익률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의 이러한 고육지책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리스크가 큰 회사채 등 신용채권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과도한 위험채권 투자는 금융시장 불안 시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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