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하지 않은 스웨덴과 스위스가 외환보유액을 두고 다른 자세를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어떤 이유든 외환보유액 관리가 환율과 금리에 영향을 주는 만큼 중앙은행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는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외환보유액을 현재의 40%인 1천억크로네(약 16조원) 늘리기로 했다. 금융권에 대한 위험에 대비해서다. 스웨덴계 은행들은 유럽의 경쟁사들보다 자본이 잘 갖춰져 있지만 외화 단기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릭스방크의 행보는 선진국 중앙은행으로는 이례적이다. 일본과 스위스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늘리긴 했지만 이는 자국 통화의 환율과 관련이 있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 헤드는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로 외환보유액을 "금융권의 단기채 상환의 맥락"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릭스방크의 외환보유액 확충 결정은 (자국 은행의 외화 자금 조달 위험에 대비한) 자체 보험의 형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릭스방크가 오는 18일에 열리는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고 내년 초에 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고민은 정반대다. SNB는 스위스프랑 강세를 막고자 그동안 외환보유액을 꾸준히 늘렸는데 이제 이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SNB가 막대한 보유액을 관리하면서 시장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하다 보니 시장의 시선이 온통 SNB의 행보에 쏠린다. SNB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외환보유액 축적 과정에서 유로존 국채를 사들임으로써 유로존 금리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SNB는 13일 통화 정책 회의를 한다. 일각에선 SNB가 기준금리를 0% 밑으로 떨어뜨리고 1.20프랑으로 정한 유로-스위스프랑 환율 하한선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보유액으로 환율 관리가 더는 어렵다고 판단한 SNB가 환율 하한선을 높여 스위스프랑 환율 관리에 나설지 SNB의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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