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누적 수주액 5천억 달러를 넘어선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공사 클레임(분쟁) 관리 수준이 초보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클레임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해외 수주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역량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5일 '해외건설 계약 및 클레임 관리실태와 대응방안'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실적은 단기간에 급증했지만 공사에 따른 발주처의 클레임 관리 능력은 이에 못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국내 건설업체들이 발주처와 겪는 분쟁 규모는 계약금액 대비 2~5%, 많게는 10%를 초과하는 사례도 있다. 해외공사의 원가율이나 수익성을 고려할 때 클레임 관리능력 부재가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건산연이 조사한 사례를 보면 발주처의 사업장 인수 지연과 같은 일반적인 분쟁뿐만 아니라 해석이 모호한 문구를 계약서에 사용하거나 국제거래관행에 대한 무지가 빚어낸 초보적인 실수도 작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건설시장의 분쟁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어 클레임 관리 역량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컨설팅그룹인 EC Harris사의 자료를 보면 2011년 건설 분쟁 평균 금액은 미화 3천220만 달러(한화 367억원), 해결에 걸리는 평균 소요기간은 10.6개월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시장인 중동은 평균 분쟁금액이 1억1천250만달러(한화 1천296억원)로 2010년 5천625만 달러의 2배 이상 늘었고 단일 사건이 최대 3억5천만달러(한화 4천33억원)에 이르는 사례도 있어 주목됐다.

김원태 건산연 연구원은 "글로벌 건설시장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클레임 사례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국내업체들의 계약관리 수준은 아직까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건설사들이 힘들게 수주하고도 손실을 보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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