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필 우리자산운용 부동산팀장>

"부동산의 가장 큰 경쟁자는 역시 채권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정 수익률을 지급하고 가장 안정적이기도 합니다."

강문필 우리자산운용 부동산팀장은 저금리 기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느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을 안전 자산이라고 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강문필 팀장은 금융계 지주회사의 자산운용사답게 인터뷰 동안 '리스크만큼의 수익, 수익만큼의 리스크'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1999년 BHP Korea 개발자문팀을 시작으로 Capital Advisor, New City Corporation Korea 등 외국계 회사를 거쳐 현재 우리자산운용 대안투자본부 부동산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1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기관들을 중심으로 상업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지만 아직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강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퇴직연금의 부동산 투자가 풀렸다.

▲원금 손실을 극도로 회피하는 퇴직연금의 특성 때문에 아직 투자협의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금처럼 원금을 100% 보장하라는 식이어서는 힘들다. 펀드란 위험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험이 있는 만큼의 수익률이고, 수익률만큼은 항상 위험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결국, 퇴직연금도 어느 정도 눈높이를 낮춰야 하고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해 위험을 최대한 낮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한 결국 양자는 만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부동산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연금들은 상업부동산 투자를 선호한다. 폐쇄형이라든지 환매금지와 같은 특성은 상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걸림돌은 아니라고 본다.

-- 부동산에는 어떤 리스크가 있다고 보는가.

▲ 부동산이 안전자산이라고 불리는 것은 수익의 원천이 되는 임대료의 변화폭이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시경제의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경기 악화로 임대료가 연체되거나 공실이 발생하는 등 부동산만의 위험이 있다.

결국, 임대료를 내는 사람이 누구인지 살펴보면 해당 부동산이 안전자산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기관들의 상업 부동산 투자가 도심지역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들은 임차인이 대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성에 대한 검증이 완료됐다. 몰이나 백화점 등 리테일 분야로 상업 부동산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나오는데 임차인이 지닌 업종별 특징, 수익성 등에 대한 분석이 검증된다면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으로 본다.

--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어떻게 예상하는지 궁금하다.

▲공급 과잉 우려가 있지만,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다. 최근 동향을 보면 사무실 임대 수요보다 많은 상업용 건물이 공급됐다. 이 때문에 공실이 많이 발생했고 명목 임대료는 유지하고 있더라도 몇 개월치 월세를 감면해주는 방식으로 실질 임대료는 하락했다. 이건 공급 측면에서 발생한 문제다.

수요측면을 살펴보자.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해졌다. 공급 과잉으로 말미암아 임대수익률이 낮아졌다지만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 또한 하향조정됐다. 이러다 보니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발생해 기관들이 원하는 A급 빌딩뿐만 아니라 개인자산가들이 선호하는 B급 중소형 빌딩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따라서 공실률 발생과 임대료 하락 등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당분간 자산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

-- 금융지주의 계열사다. 우리자산운용만의 강점이 있다면.

▲ 관리능력을 들고 싶다. 금융지주 산하 운용사답게 사후관리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다. 게다가 우리자산운용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인프라 투자 등 포트폴리오 구성이 잘 되어 있다. 현재 회사의 전체적인 자산운용 규모(수탁고)는 총 19조 원(주식 2조/채권13조/대안2조/기타2조)으로 투자영역 전반에 걸쳐 있다. 채권은 업계 최상위의 경쟁력이 있으며, 대안투자 부문은 PEF에 새로이 진출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우리은행을 내세운 딜 클로징 능력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우기도 했지만, 자산운용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관리능력이라고 본다. 특히 부동산은 투자뿐만 아니라 엑시트까지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는 투자자들이 충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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