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내년 1분기에 금리인하가 재개될 것이기 때문에 금리 상승 시 롱 포지션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연말이나 연초만 되면 '상저하고' 경기 전망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사람들의 긍정적인 기대감의 반영일뿐, 내년 경기 역시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김홍식 SC은행 전무(트레이딩 헤드)는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말이나 연초에 우리가 자주 접했던 긍정적인 경기전망은 연이은 유럽 재정 위기로 실망적인 결과만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경 등 추가적인 재정정책이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결국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금리인하 정책이 내년 초반부터 진행될 것에란 게 김 전무의 예상이다.

그가 생각하는 내년도 사업 구상은 '초심'이다. 이자율 시장에서 롱 포지션 구축으로 금리인하에 대비하는 동시에 기존의 전통적인 투자 상품에 대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보다는 기존의 외환.이자율 파생상품시장에서 마켓 쉐어링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SC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부를 총괄하고 있는 그는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의 MBA 과정을 마친 후 1998년 HSBC 은행 자금부에서 트레이딩 생활을 시작했다.

외환파생상품운용부에서는 총 9명의 트레이더들이 외환 스팟과 외환 선물환, 외환 옵션 등의 외환상품 분야와 IRS, 채권, 이자율 옵션 등의 상품들을 운용하고 있다.







▲"외국인 신규 투자자 진입은 너무나 자명한 일"= 그는 다른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인의 원화채 매집 기조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외국인 움직임을 보면 새로운 투자자의 진입은 매번 시장에 충격을 줬고,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현재까지 해외 투자자들의 패턴을 볼 때 내년에도 새로운 투자자의 진입과 그것이 미치는 시장의 영향력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진단했다.

원화라는 통화에 대한 매력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매력 등이 외국인의 원화채 매집을 확대하는 요인이라는 게 김 전무의 분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기준으로 원화는 여전히 절상 속도와 절상폭이 다른 국가에 비해 느리고 낮은 편이기 때문에 추가 절상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김 전무는 "그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정 건전성이나 꾸준하고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 그리고 이로 인한 국가 신용등급의 상승 등은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채권투자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이후 해외 투자자들에게 원화채권 매입을 추천하면서 자주 인용했던 부분은 한국 기업들의 뛰어난 성장세와 성과였다. 이런 논리가 현재까지도 계속 유효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채권 정보 접근성이 우리만의 강점" = 국내외 금융시장 환경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고, 또한 다양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장 참가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국내 시장의 종속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런 투자 환경 속에서 국내 시장 참가자들이 갖는 강점은 채권 관련 통계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라고 김 전무는 설명했다.

"금융시장의 변화와 트렌드에 뒤쳐져서는 살아남기 힘들고, 당연히 해외시장 동향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도 필요하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국내 시장 참가자들이 갖는 유리한 점도 있다."

국내 채권시장이 자랑하는 투명성, 즉 정확하고 신속한 관련 통계 정보에 대한 접근성에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 보다 국내 참가자들이 우위에 있다는 뜻이다.

국내외 시장 동향의 분석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원화채 시장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들이 보다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 채권시장과 외환.금리 파생상품시장의 가장 큰 화두로 '수익률 제고(yield enhancement)'와 '대체투자'가 지목됐다.

이에 대해 그는 "저성장.저금리로 향해가는 경제.금융 환경에 적응하려는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 변화"라며 "구조화 예금과 구조화 채권 시장이 많이 커졌고, 외화 크레디트 상품 및 부동산,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자도 늘어난 반면, 경기에 민감한 조선업체들의 외환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김 전무는 "내년 재정정책이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지만, 큰 방향은 아직도 금리인하라고 본다"며 "금리 상승은 채권 롱 포지션의 구축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와 규제에 발 빠르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바젤Ⅲ와 도드-프랭크 법, 중앙청산소(CCP) 규제 등에 맞춰 해당 상품의 프라이싱과 운용 전략 등을 구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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