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번스 룰(Evans Rule)'이란 월가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새로운 기준금리 결정 방식을 가리키는 단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 기준을 처음 제안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에번스 룰이라 불린다.

Fed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결정 방식을 앞으로 특정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에 연동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은 "2015년 중반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며 시기를 제시했지만, 앞으로는 구체적인 경제 상황이 충족됐을 때 기준금리 조정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Fed는 실업률이 6.5%를 웃돌고 인플레이션이 2.5% 밑돌 때까지 0~0.25% 수준의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실업률이 6.5% 밑으로 내려가고 단기 물가가 2.5% 이상으로 오르게 되면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을 검토하게 된다.

다만, 벤 버냉키 의장은 이 두 기준을 달성하더라고 곧바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며 다양한 지표를 고려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버냉키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은 '자동항법장치(autopilot)'가 아니다"라며 긴축 정책이 시행된다 해도 "상당히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삼는 기준금리 결정 방식은 그동안 금기시됐다. 구체적인 목표치를 외부에 공표하면 한번 결정된 레벨을 자주 바꿀 수 없다는 면에서다.

또한, 실업률 등이 통화정책만으로 오르거나 내리지 않고 산업 구조 변화 등 많은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데, 실업률과 통화정책을 직접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그동안의 Fed 내 다수의 의견이었다.

이 때문에 Fed 내부에서는 금리 가이던스 표현 방식을 바꿀지와 그렇다면 어떤 지표와 수치를 채택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려 있었다.

에번스 총재 외에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실업률이 5.5%로 떨어질 때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되 인플레이션이 2.25%를 웃돌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Fed는 올해 말로 종료되는 경기부양책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대체할 수단으로 에번스 룰을 도입한 것으로 풀이됐다.

Fed는 12월 FOMC에서 매달 45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했지만, 이는 지난 9월 단행된 3차 양적 완화(QE3)를 확대한 수준에 그쳤다. (국제경제부 태문영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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