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박근혜 차기 대통령 당선으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심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정권과 정당이 달라지지 않은데다 외환시장이 크게 불안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 정책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0일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정권을 그대로 이어받은 만큼 큰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예전만큼 고환율 정책을 강하게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새누리당..개입경계 지속" = 외환딜러들은 당국의 기존 스탠스인 환율 변동성 축소와 하락 속도 조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으로 새누리당이 정권을 또다시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정권이 아예 바뀐 것은 아니어서 기존 정권의 환율 정책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듯하다"며 "그러나 박근혜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서민 정책을 내세운 만큼 고환율 정책을 강하게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에도 환율 하락압력..규제도 주목 =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을 둘러싼 대외 변수들이 하락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외환당국이 자본유출입 규제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B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어느 정권이 되든 자본유출입 규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환시장 실개입은 부정적인 시각이 많으나 해외 자본 유입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규제안은 당국 입장에서도 명분을 찾을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환율 하락 압력이 이어질 수 있어 규제 리스크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무불이행(디폴트) 단계까지 갔던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고, 유로화가 1.3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유로존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는 양상이다.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도 연말께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은행의 또 다른 한 외환딜러는 "유로화가 1.33달러까지 가도 달러-원 환율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며 "대외적으로 리스크 온 분위기가 완연해 환율 하락 압력이 지속될 수 있어 당국 개입 경계심을 유지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친기업 성향, 변화없을 듯 =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환율 정책을 펴더라도 친기업 성향을 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책 변화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않았다.

서민을 위한 정책을 표방하면서 예전만큼 고환율 정책을 내세우지는 않겠으나수출 지향적인 우리나라 경제를 고려할 때 환율 하락을 용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D증권사의 한 외환딜러는 "내수 측면에서 보면 저환율 기조로 가는게 맞으나 수출업체 측면에서 환율 상승이 유리한 것도 사실"이라며 "주로 대기업 중심이기는 하나 당국 입장에서는 저환율을 내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환시 참가자도 "급격한 원화 강세는 어느 정부든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환율 정책이 박근혜 정부에서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며, 어느 선까지 시장의 자율성을 인정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환율은 민감한 부분이라 원론적 수준의 방향만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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