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환율 낙폭 확대로 기업들 순외환손익 흑자 전환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달러-원 환율의 낙폭 확대로 기업들의 순외환손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기업 경기에 일부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 설명회에서 김영헌 기업통계팀 팀장은 "환율 하락에 따라 수출 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기업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가 일방적으로 부정적이라는 판단은 유보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국내 1천537개 상장기업과 181개 비상장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3분기 기업들의 영업외 수지는 순외환손익의 흑자 전환('-1.7%'→'+0.4%')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 2.0% 적자에서 0.6% 흑자로 돌아섰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9월말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원화 가치가 5% 이상 강세를 나타냈다"며 "기업들이 갚아나가야 하는 외화부채가 원화 강세로 인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수익 구조와 함께 성장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은은 일부 기업들의 개선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전체 기업들의 경기 동향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5.9% 증가했고, 총자산은 2.0% 늘었다. 제조업의 매출액의 경우 전기전자(7.2%→21.0%)가 크게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석유화학과 비금속광물, 자동차 등 대부분 업종은 전년동기대비 증가폭이 지난 2분기보다 축소됐다.

총자산은 제조업의 증가세가 전분기 0.7%에서 2.4%로 확대됐고, 비제조업은 0.4% 하락에서 1.4% 증가로 전환됐다.

수익성 지표로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 5.5%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7%로 조사됐다. 전기전자(3.9%→8.5%)와 전기가스(4.3%→5.5%)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의 경우 전년동기 441.2%에서 449.9%로 상승했지만,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업체의 비중은 전년동기 31.6%에서 34.6%로 3%포인트 확대됐다.

김 팀장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업체의 비중이 전년동기 대비 늘어난 반면 500% 초과 업체 비중은 전년동기 대비 2.5%포인트 줄었다"며 "기업 경기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볼 수 없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차입금의존도는 전분기 25.5%에서 25.8%로 상승했다. 시장금리의 하락 추세 속에 불확실한 미래 전망 등으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기업들의 현금증가 규모는 올해 1~9월 중 24억원으로, 전년동기의 5억원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기업들이 투자 활동 등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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