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펀드 매니저의 절반이 여성인 운용사가 있다. 운용업계가 금녀(禁女)의 구역이 무너진 지는 꽤 됐지만 반 이상의 매니저가 여성으로 채워진 것은 이례적이다.

신영자산운용은 15명의 펀드매니저 중 8명이 여자다. 비율로만 따지면 53%다.

어떻게 이런 성비가 가능했을까.

비결은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신영자산운용의 투자 철학에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은 "시장의 상황과 관계없이 가치투자를 이어가는 회사의 철학이 여성 펀드매니저들의 속성과 잘 맞는 것 같다"며 "세심한 종목분석, 장기 성과를 기다리를 줄 아는 인내심,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차분함이 그들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여자들의 '쿨 한 성격'은 끈기가 필요한 가치투자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종목 회전율을 높이지 않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찾아낸 가치주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는 것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좀 더 쉬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신영자산운용이 여성 펀드매니저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신영자산운용은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신입사원을 뽑아왔다. 상ㆍ하반기 인턴십도 진행해 펀드매니저를 꿈꾸는 대학생들도 뽑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남자보다는 여자 직원들이 회사에 남아 가치투자를 이어가는 비율이 높았다.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은 "아무래도 특정 종목에 집중해 큰 수익을 내는 재미를 원하는 매니저들은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멀리보고 꾸준한 성과를 내는데 보람을 느끼는 매니저들로 구성되다 보니 점점 여성 비율이 올라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여성 펀드매니저들의 쿨 한 성격이 통한 것일까.

올해 신영자산운용은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15%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운용 성과가 빛났다.

박 팀장을 비롯해 원주영 팀장 등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팀장 급을 제외한 신영자산운용 여성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가치투자의 가치를 높여줄 신영자산운용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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