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너 "오바마, 지출 감축 심각하게 생각 안해"

유로그룹, 그리스 구제금 344억유로 지급 결정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재정절벽 협상이 난항을 겪어 하락했고 유로화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 지급 결정과 유럽의 단일 은행감독기구 설립 합의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고용지표 호조와 입찰 실망감에 하락했고 유가도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로 내렸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재정절벽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베이너 의장은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여전히 이견이 상당하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엔 지출 감축 관련 부분이 협상 타결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이 새로 지출하려는 금액은 지출 감축 규모를 거의 웃도는 수준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은 균형이 잡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지출 감축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의원은 재정절벽 협상 교착은 공화당 때문이라면서 베이너 의장이 부자증세안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의 충분한 지지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맞섰다.

장 마감을 앞두고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후 5시(미 동부시간)에 백악관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344억유로의 지급을 승인했다.

구제금융 가운데 160억유로는 은행 자본확충에, 70억유로는 재정 충당에, 113억유로는 그리스의 국채 환매에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EU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역내 단일 은행 감독 기구 창설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이날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출된 것으로,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 중심의 EU 은행 단일 감독체계가 만들어지게 됐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우려가 부각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74.73포인트(0.56%) 하락한 13,170.7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9.03포인트(0.63%) 낮아진 1,419.45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65포인트(0.72%) 떨어진 2,992.1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에 힘입어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베이너 의장이 재정절벽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는 등 재정절벽 우려가 부각돼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는 이날 오후 5시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의장이 회동할 것이란 소식에 낙폭을 일부 줄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악재였다.

S&P는 영국의 경제 및 재정 상황이 지금 예상하는 수준보다 악화하면 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은 3분의 1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앞서 ECB와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달러 스와프를 2014년 2월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2만9천명 줄어든 34만3천명(계절 조정치)를 기록, 시장 예상치 36만7천명을 밑돌았다.

11월 소매판매는 4천124억달러(계절 조정치)로 0.3% 증가해 시장이 예상한 증가율 0.5%를 하회했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는 0.8%(계절 조정치) 하락해 시장 전망치 0.5% 하락보다 낙폭이 컸다.

애플은 구글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인 구글맵스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뉴스에 2% 가까이 급락했다.

페이스북은 보호예수 해제를 하루 앞두고 2% 넘게 상승했다.

소비자가전업체 베스트바이는 리처드 슐츠 전 회장이 이번 주에 공식적인 인수 제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로 급등했다. 인수가격은 50억~60억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그리스 추가 구제금 지급 결정과 유럽의 단일 은행감독기구 설립 합의 소식으로 미 달러화에 소폭 상승했다.

엔화는 오는 16일 일본의 총선을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로화와 달러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07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64달러보다 0.0014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9.38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8.67엔보다 0.71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83.63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83.20엔보다 0.43엔 높아졌다.

달러화는 한때 83.67엔까지 올라 지난 3월 후반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한때 109.53엔까지 높아져 지난 4월 초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럽발 호재에도 재정절벽 우려에 따른 안전통화 매입세로 유로화의 대 달러화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Fed의 추가 부양책이 단기 이슈로 끝남에 따라 재정절벽이 뉴욕금융시장의 이슈로 부각되며 뉴욕증시가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고용지표 호조와 30년만기 국채입찰 실망감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8/32포인트 하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bp 높아진 연 1.732%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5/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1bp 상승한 2.903%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오른 0.690%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나타낸 데다 국채입찰 실망감이 부각돼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가 상존해 국채가격 낙폭이 제한됐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미 재무부는 이날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이번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연 2.917%였다. 이는 지난 5월 이래 최고치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50배를 기록해 지난 8차례 평균인 2.62배를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3.7%를 보여 지난 평균인 35.1%를 하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0.3%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6월 이래 최대이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Fed의 추가 부양책에도 재정절벽 우려가 부각된 데다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해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88센트(1%) 낮아진 85.89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으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을 설정함에 따라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벤 버냉키 Fed 의장이 통화정책으로 재정절벽이 미칠 악영향을 상쇄할 수 없다고 밝힌 데다 미 정치권이 재정절벽 협상에서 평행선을 긋고 있어 유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S&P가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한 것도 유가에 부정적 재료였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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