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7일(미국 동부 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된 가운데 소폭 올랐고 유로화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3년만기 국채입찰 실망에 하락했고 국제유가는 달러 하락 영향으로 하락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기독민주당 의원들에게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 유럽중앙은행)의 협상, 그리고 민간채권단과 그리스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정부는 2차 구제금융 합의 문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그리스 정부의 한 관료가 말했다.

이 문서는 정당 지도자들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리스 정부가 최종 문서를 작성함에 따라 국제 사회와의 협상을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재정정책을 바로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또 유럽 부채 위기가 세계 경제 성장을 늦추고 있으며 미국 경제에도 위험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그리스 정부와 정당 대표들이 긴축 조치에 합의할지 주목하며 소폭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3.07포인트(0.26%) 상승한 12,878.2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72포인트(0.20%) 오른 1,347.05를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9포인트(0.07%) 뛴 2,904.08에 끝났다.

지수는 그리스 상황을 주시하며 약세로 출발했지만 그리스 정부가 1천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합의 문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오후 3개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이 문서의 내용을 논의하고 지지를 이끌어 낼 예정이었다.

총리가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가 내세운 구제금융 선결 조건에 대해 정당 대표들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2차 구제금융 집행을 본격화할 수 있어 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하게 된다.

다만 이 회동은 정당 지도자들이 협상 결과를 판단할 충분한 시간을 갖고자 전날 연기된 데 이어 이날도 하루 미뤄졌다.

그리스 현지 언론들은 의회가 오는 12일 구제금융 조건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고 전했다.

파파데모스 총리는 대신 이날 밤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확정하고자 트로이카 대표들과 논의를 벌였고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 협상을 이끄는 국제금융협회(IIF) 찰스 달라라 소장과도 만났다.

협상에서 국채에 대해 70% 이상을 손실처리키로 하는 잠정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달라라 소장은 논의가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리스 민간 및 공공부문을 대표하는 양대 노총은 구제금융 조건으로 트로이카가 제시한 최저임금과 연휴보너스 삭감, 보충적 연금 삭감 등에 저항하며 24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이사회 의장은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의회가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노동시장이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의 부채 위기가 미국 경제에 미칠 여파를 차단하고자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신용은 193억1천만달러 늘어나며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그리스 낙관론이 확산된 데 힘입어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253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32달러보다 0.0121 달러나 가파르게 상승했다.

유로화는 한때 1.3270달러까지 올라 작년 12월12일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1.76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0.57 엔보다 1.19엔이나 가파르게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6.7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76.58엔보다 0.20엔 높아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 낙관론이 확산됐다면서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상당 부분 유로화 가치에 반영된 상황에서 그리스 낙관론이 확산됨에 따라 유로화가 급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로화가 이날 8주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면서 100일 이동평균선인 1.3 337달러선이 유로화 손절 매입세를 부추길 레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그리스 문제가 해결될 경우 스페인과 포르투갈, 헝가리 등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새로운 재료들이 부각된다 해도 유로화가 1.3020달러 아래로 내려앉지는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상원 증언에서 고용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화의 대 달러화 강세를 견인했다.

한편, 엔화는 작년 11월 일본 외환 당국이 비밀스럽게 직접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져 그리스 문제와 관계없이 장중 내내 유로화와 달러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일본 당국은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개입 정책을 하루짜리 공개 개입에서 장기간의 비공개 개입 즉 '스텔스 개입’(stealth intervention)으로 전환했다.

아즈미 준(安住淳) 일본 재무상은 작년 10월31일 달러-엔이 2차 대전 후 가장 낮은 75.31엔을 밑돌자 대규모 시장 개입을 공표한 바 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3년만기 국채입찰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데다 그리스 낙관론이 확산돼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9/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bp 오른 연 1.979%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1/32포인트 밀렸고, 수익률은 5bp 상승한 3.152 %를 보였다.

3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bp 높아진 0.34%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1시 재무부는 32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내 국채가격에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연 0.347%를 보였다. 이는 작년 9월의 사상 최저치인 0.334%를 소폭 웃돈 것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3.30배를 나타내 지난 4차례 평균인 3.52배를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7.7%를 기록해 작년 2월 이래 최저를 보였다. 지난 4차례 평균은 38.5%였다.

머니 매니저 등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8.5%를 보여 지난 4차례 평균인 10%를 밑돌았다.

한 시장관계자는 "국채투자가들 사이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항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면서 "만일 Fed 고위관계자가 수년 동안 저금리정책을 쓸 것이라고 밝힌다면 단기 국채를 매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 국채입찰에서는 이 같은 거래 관행에 변화가 감지됐다"면서 "활기 없는 성장률에 편승해 국채를 사들였던 투자가들이 지난 1월 고용지표 호조 뒤 매도세력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고용지표 호조가 위험거래 증가를 견인하지는 못했지만 이날 3년만기 국채 입찰이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 것이 투자가들이 Fed의 저금리정책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큰 폭 하락한 데다 그리스 낙관론이 확산돼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50달러(1.6%) 오른 98.41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일주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ICE 유럽선물시장에서 3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6.23달러에 마쳐 6개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 낙관론 확산으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큰 폭으로 떨어졌고 뉴욕증시 역시 강보합권을 유지해 유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이날 유로화에 1.32달러 아래로 내려앉으며 작년 12월12일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간의 스프레드가 9영업일 만에 축소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오전 WTI와 브렌트유 간의 스프레드가 20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스프레드 조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월간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가구당 난방유 평균 소비 규모를 3차례 연속 하향 조정했다.

올해 난방유 사용은 작년 겨울 대비 1% 증가한 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올겨울 전기 소비 역시 작년 겨울보다 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드라이빙 시즌인 4-9월에 휘발유 소매가격은 갤런당 7센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6월에 휘발유 평균 가격이 4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WTI 가격이 평균 100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1년보다 거의 6달러 정도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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