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지정학적 우려로 9개월래 최고



(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미국 동부 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 소식에도 차익매물이 나와 혼조세를 나타냈고 유로화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美 국채가격은 하락했고 국제유가는 그리스발 호재와 이란의 지정학적 우려가 맞물려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12시간 동안의 마라톤 회의 끝에 그리스에 대한 1천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기금안에 합의했다.

재무장관들은 이날 2020년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을 애초 목표(120%)에 거의 근접 한 120.5%로 맞추기 위한 조치들을 집중하여 논의했다.

다만, 그리스가 국유자산 매각으로 중심으로 한 민영화 조치를 시작도 하지 않은 데다 오는 4월 조기총선을 앞두고 그리스가 내부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그리스 구제금융이 합의됐다는 소식에 상승했다가 차익매물이 나오자 등락이 엇갈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5.82포인트(0.12%) 상승한 12,965.6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한때 심리적으로 중요한 13,000을 돌파하기도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98포인트(0.07%) 오른 1,362.21을 나타낸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1포인트(0.11%) 내린 2,948.57에 마감했다.

3일간의 연휴를 끝낸 뉴욕증시에서 지수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이 합의된데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민간채권단이 손실을 더 감수하도록 하고 그리스 정부가 더 큰 폭의 적자 감축을 하도록 설득하고 나서 1천300억유로(미화 1천72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민간 채권단의 그리스 국채 손실률은 50%에서 53.5%로 확대됐다.

그리스 호재에 힘입어 다우지수는 2008년 5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13,000을 돌파했고 S&P 500지수도 1,367.74까지 올랐다.

투자자들은 지수가 상징적 레벨을 돌파하자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S&P 500지수가 올해 들어 8.1% 뛰는 등 과매수 인식도 차익실현에 한몫했다.

또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승인을 받았지만 긴축 과정에서 그리스 경제가 침체할 가능성 등이 우려돼 투자자들이 매수를 경계했다.

국제 유가가 이란의 원유 수출 중단 위협 등에 9개월래 최고치로 급등하자 엑손 모빌, 셰브론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합의됐음에도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데다 그리스에 대한 장기적 우려가 상존해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보합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241달러에 움직여 전장 후장 가격인 1.3238달러보다 0.0003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5.56엔에 거래돼 전장 후장 가격인 105.39엔보다 0.17엔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9.72엔을 나타내 전장 후장 가격인 79.62엔보다 0.10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전날 한때 79.89엔까지 올라 작년 8월4일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유로화는 한때 106.00엔까지 상승해 작년 11월14일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에 대한 지원 합의로 그리스가 3월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났다면서 그러나 그리스 경제성장률 침체 심화로 재정긴축을 단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리스발 호재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한때 2008년 5월20일 이래 처음으로 중요한 레벨인 13,000선을 돌파함에 따라 유로화가 강세 지지를 받았으며, 엔화는 달러화와 유로화에 하락압력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그러나 유로화가 1.33달러 근처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 수준에서 등락했다면서 이는 그리스 낙관론을 이미 대부분 반영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을 부각하며 추격 매수세를 제한했다고 풀이했다.

한편, 그리스의 경기침체가 그리스 디폴트 우려 완화에도 계속 유로화 상승의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통계청은 지난 14일 작년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 7.0%(계절조정 이전 기준)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6.8%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예산안에 담긴 전망치(-6.0%)보다 악화된 실적이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1분기 -8.0%, 2분기 -7.3%, 3분기 -5.0%, 4분기 -7.0% 등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 리스 2차 구제금융에 합의한 데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한때 2008년 5월 이래 처음으로 13,000선을 돌파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5/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bp 오른 연 2.059%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8%까지 올라 작년 12월 초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5bp 상승한 3.207%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1bp 높은 0.311%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에도 그리스 경제가 재정긴축 목표를 뒷받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채가격 하락이 제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그리스발 소식으로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안전자산 매입세가 약화됐고 국채입찰이 실망스런 모습을 나타낸 것이 국채가격에 부정적 재료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그리스는 추가적인 구제기금이나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이는 장기적 예상이기 때문에 이날 국채가격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무부는 35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이번 주 재무부는 총 990억달러 어치의 국채를 발행한다.

이번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연 0.310%를 나타냈다. 이는 작년 7월 이래 최고치이다. 그리스 구제기금 지원 결정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약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3.54배를 보여 지난 4차례 평균인 3.73배를 하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5.8%를 기록해 지난 4차례 평균인 34%를 웃돌았다. 머니 매니저 등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9.5%를 나타내 지난 평균인 10.6%를 밑돌았다.

다음날에는 35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가 입찰된다.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한 데다 이란의 대 유럽 원유수출 중단, 지정학적 불안정 우려가 부각돼 9개월 이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2.60달러(2.5%)나 높아진 105.84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5월4일 이래 최고치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군이 방공 훈련에 전격적으로 나서면서 걸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란 외무부의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대변인은 이날 테헤란을 방문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고위급 대표단이 핵시설을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IAEA 고위급 대표단의 핵시설 사찰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또 영국과 프랑스 등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완화된 데다 이란 불안정에 따른 수급 불균형 우려가 유가 급등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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