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12년 국제금융시장을 움직일 두 개의 축은 미국과 유럽이다. 새해의 동이 트고 나서 시장은 유럽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했다. 이제는 미국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때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파고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유럽 국가신용 등급 강등에도 시장은 고요했다. 오히려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였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의 문제아들은 국채발행에 성공했다. 계획된 물량을 무난히 발행했고 금리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의 협상도 현재까지는 낙관적이다.

유럽의 이슈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 정치일정이 남아 있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큰 위험 없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단기적 불확실성은 제거했다는 평가다.

유럽의 이슈가 떠난 빈자리는 미국이 채울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경제동향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 국제금융시장의 중심 무대로 올라올 것이다.

미국 경제는 작년 연말부터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용과 소비 지표는 얼어붙은 미국 경제를 녹일 만큼 좋게 나왔다. 그러나 주택시장에는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

주택시장이 회복돼야 미국 경제의 회복을 장담할 수 있다. 미국 경제시스템이 정상궤도에 올라오려면 주택시장이 제대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에서 대출이 늘고 돈이 돌기 시작하면 실물 경기의 회복을 완성할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일으킨 장본인이 주택시장이라는 점에서 경제위기의 극복을 자신 있게 선언하려면 주택시장의 회복이 필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아직 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 올해 초 연준은 美 의회에 주택시장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연준 내 서열 2위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주택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연준이 주택시장을 미국 경제 활성화의 키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월街에선 주택시장 부양에 초점을 맞춘 거래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펀드매니저는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 목표물로 삼았다. 연준이 주택시장 구제를 위해 3차 양적 완화(QE3)를 선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3차 QE가 시행된다면 연준의 주요 매입 대상은 MBS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월街에선 연준의 올해 통화정책이 주택시장 회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 1월 통화정책 회의는 QE3에 대한 연준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당장 QE3를 시행하진 않더라도 올해 안에 시행하기 위한 준비작업은 하겠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