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미국 동부 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유럽발 위기심리가 부각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고 유로화는 주요 통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유럽발 악재에도 미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지속돼 하락했고 국제유가는 이란발 지정학적 우려로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계 은행권의 자본 부족 우려와 스페인 구제금융설이 돌면서 주가와 유로화 등 위험 자산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에 맡긴 초단기 예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은 금융권에 퍼진 불안감과 유동성 위축을 반영해 악재로 작용했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디트는 시가의 절반 수준에 신주 발행에 나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스페인의 신문 익스판시온은 이날 스페인 정부가 금융업계 구조조정을 위해 유럽 연합(EU) 구제기금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출을 신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락 출발했다가 미국 경제지표와 자동차 판매 등이 호조를 보여 보합권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1.04포인트(0.17%) 상승한 12,418.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24포인트(0.02%) 오른 1,277.30을 나타낸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36포인트(0.01%) 밀린 2,648.36에 끝났다.

유로존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에 맡긴 초단기 예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은 금융권에 퍼진 불안감과 유동성 위축을 반영해 악재로 작용했다. 또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디트는 시가의 절반 수준에 신주 발행에 나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현재 유로존 은행들이 ECB에 예치한 하루짜리 예금은 4천531억8천100만 유로로 늘어나며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대치 4천520억3천400만유로를 웃돌았다.

그러나 미국의 공장재수주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지수의 방향을 틀었다.

작년 11월 미국의 공장재수주실적은 항공과 여타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1.8% 증가한 4천591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2010년보다 10% 늘어난 1천280만대에 달해 성장이 부진한 미국 경제와 달리 자동차업계는 호황을 누린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쇼핑센터위원회(ICSC)는 소비자들이 연휴 할인에 지갑을 열면서 12월 연쇄점 판매가 예상보다 많은 4.5% 늘었다고 밝혔다. 컴스코어가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국의 지난해 연휴 온라인 매출이 15% 늘어난 372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스트만 코닥은 파산법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나서 주가가 31% 폭락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유럽계 은행권의 자본 부족 우려와 스페인 구제금융설 등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94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54달러보다 0.0108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한때 1.2895달러까지 급락해 1.29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99.32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0.06엔보다 0.74엔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6.7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76.65엔보다 0.07엔 높아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럽계 은행들의 자본 부족 지속 우려와 스페인 구제금융 루머,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우려 상존 등이 유로화 약세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유통시장에서 스페인 국채를 소규모로 매입했다.

이들은 뉴욕증시 낙폭이 제한되며 유로화가 낙폭 축소에 나서기도 했으나 프랑스 신용등급이 늦어도 1월 말에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한 데다 스페인의 구제금융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어 유로화가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신문 익스판시온은 이날 스페인 정부가 금융업계 구조조정을 위해 유럽 연합(EU) 구제기금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출을 신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유로화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이날 마르키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작년 12월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을 합한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3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47.0보다 개선된 결과지만, 지난 4개월간 50.0을 밑돌아 경제활동이 여전히 수축 국면임을 보였다.

헝가리 포린트화가 유로화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유럽증시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유로화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지난 주말 헝가리 의회가 논쟁거리인 중앙은행 개정안을 통과시킨 여파이다. 이 개정안을 놓고 EU와 IMF가 비판해온 데다 헝가리 정부는 현재 IMF 등으로부터 금융 지원을 바라고 있어 개정안 통과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스페인 구제금융설 확산이라는 안전자산 매입 재료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지속돼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3/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상승한 연 1.996%를 기록했다.

유로존 우려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1.93%까지 하락했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7/32포인트 밀렸고, 수익률은 6bp 높아진 3.04 2%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거의 같은 0.267%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인 구제금융설이 확산된 데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의 자본 부족 우려, 유로존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다 작년 말에 국채 롱포지션을 취한 세력들의 매물이 전날에 이어 출회돼 국채가격이 하락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스페인의 구제금융이나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등 대형 재료들이 현실화된 이후에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81-2.12%의 범위 대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실시한 독일 국채입찰은 낙찰금리가 하락했으나 수요가 강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부각돼 유로화의 대 미국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전날 발표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어떤 힌트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새해 들어 회사채 발행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국채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보인데 따른 하락압력과 전날의 급등(+4.2%)에도 불구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에 따른 수급 불균형 우려가 상존해 8개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6센트(0.3%) 오른 103.22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5월10일 이래 최고치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강세와 단기 급등이라는 유가 하락 재료에도 이란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원유 금수조치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커 유가가 강보합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EU 대변인은 EU 외무장관들이 이란에 대한 금수조치를 단행하기로 원칙적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수조치 시기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변인은 오는 1월30일에 금수조치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은 원유의 40% 정도를 유럽시장으로 수출한다.

애널리스트들은 EU의 이란 원유 금수 조치가 단행된다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페인 구제금융설과 유로존 경제지표 약화는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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