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트레이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자민당 총재의 양적완화 정책 도입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증시 강세와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현상을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 "아베 총재의 공약에 따라 엔화 약세와 주식 강세에 베팅하는 '아베 트레이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른바 아베 트레이드가 촉발된 것은 지난 11월부터다. 아베 총재는 지난달 15일 도쿄에서 연설 중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위해 무제한 완화를 실행하는 방법만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7일에는 "윤전기를 돌려서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게 하겠다"고 발언 강도를 더했다.

당선이 확실시되던 아베 총재의 이같은 발언에 일본 금융시장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도 강렬했다.

그의 발언 이후 일본 증시 닛케이 225지수는 12% 가까이 상승했고 달러-엔 환율은 아베 총재 발언 이전 79엔대에서 이후 12월17일 기준 84엔대까지 급등했다.

아베 총재의 자민당이 지난 16일 총선에서 과반(241석)을 훌쩍 넘는 294석을 확보해 안정적 국정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이 같은 아베 트레이드가 한층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도 속속 나왔다.

도키오 마린 자산운용의 구보 겐이치 선임 펀드매니저는 17일 선거 결과가 "정책을 추진하기 더 수월해지고 정치적 혼란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긍정적"이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도 아베 트레이드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닛케이225지수가 올 연말까지 10,000을 테스트하고 내년 3월까지는 11,400을 상향 테스트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은 단기에 85엔을 상향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가 본격적으로 직면한 과제에 부딪히면서 아베 트레이드가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치적 현실 때문에 아베 총재의 공약 실천이 어려워질 수 있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팬인베스트의 스티븐 처치 리서치 파트너는 "아베 총재가 공약을 실천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지만, 그의 약속은 지난 2006년 1년간의 총리를 맡았을 때와 비슷하며 당시 공약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금융부 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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