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26일 광화문 한 연회장에서 진행된 금융위원회 송년회는 한 해가 아닌 반만년의 한민족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이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대한민국 경제와 한민족의 DNA'를 주제로 두 시간 가까이 쉬지않고 강연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유례없는 경제 성장은 유목 기마민족에서 비롯된 DNA 덕분"이라며 "경쟁과 시장에 친화적인 문화, 자립심 충만한 사회 분위기, '하면된다'는 신바람 나는 성취문화 등이 그 바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한민족 에너지의 근원을 찾으려면 고대사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이라며 "고조선이 동아시아 최초이자 최고의 문화국가로 자리잡았듯 우리나라 역시 열린 세계와의 교류를 통해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첫번째 역사강의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를 떠나 농협경제연구소에 재직할 당시 그는 국민대에서 처음으로 역사 강의에 나섰다.

이후 금융위원회에 둥지를 틀고 나서도 대학교와 금융기관, 군부대 등 장소를 가리지않고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금융에 대해 논하기엔 주변 시선이 녹록지 않았지만 제 2 전공인 역사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수월했다.

경영학도였던 그는 어떻게 '역사 마니아'가 됐을까.

김 위원장은 어려서부터 역사학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경영학을 전공하게 됐다는 그의 고백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역사에 대한 그의 관심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 중국 역대 왕들의 연대기와 저명한 개인의 사적을 담은 중국 25사 번역 작업을 준비중이다.

그간 중국 25사는 방대한 분량과 전문적인 내용이 주는 어려움으로 일부 번역은 있었지만 전편에 대한 번역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되겠지만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라도 중국 25사 번역작업을 꼭 해내고 싶다는 게 김 위원장의 바람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당국에 있다보면 역사와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며 "김 위원장이 역사에 대한 깊이가 남다른 것도 그동안 금융위를 이끌어 오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겠냐"고 귀띔했다.(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