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설 민심으로 본 대기업 신년운수
<배수연의 전망대> 설 민심으로 본 대기업 신년운수
  • 승인 2012.01.2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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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설 연휴에 느낀 민심은 사나웠다. 부산과 광주 등 제한된 지역에 국한된 데다 개인적인 소회에 불과해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들끓는 민심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은 한 해 덕담을 건네기보다 취업하지 못한 대졸 자녀의 진로를 걱정했고 혼기가 찬 자녀에 결혼하라는 말도 못꺼낸다고 푸념했다.

특히 자영업에 종사하는 친지들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세 확장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대기업 계열사나 오너 자제들이 떡볶이 등 이른바 서민형 자영업까지 잠식하는 데 대한 비난은 원망을 넘어 분노 수준까지 수위를 높였다.

정치권도 이런 민심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었나 보다. 여당이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거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여당의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0일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는 등 재벌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한다. 특히 비대위 위원을 맡은 김종인 전 청와대 수석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토지공개념 방안을 도입하는 등 재벌 개혁에 벼린 칼을 가진 대표적인 강경론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때문에 재벌가를 중심으로 난데없이 김 전 수석의 저서를 구해서 탐독하는 작은 소동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야권도 재벌 개혁 등을 잔뜩 벼르고 있다. 아예 국민연금 등 공적 펀드 등을 통해 '연금 사회주의'에 가까운 재벌 개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기업이 더 이상 기댈 곳은 없어 보인다. 자업자득이다. 대기업은 현 정부가 친재벌이라는 비난을 사면서까지 환율 등거시경제 환경을 우호적으로 조성했지만 사회적 책임을 외면했다.싼 원화 값과 비싼 엔화 값이라는 환상적인 거시 환경 속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수익을 올린 모그룹은 축산업체까지 사들였다고 한다. 지분도 재벌2세가 전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무슨 사정이 있는 지 알 수 없지만 모양새는 좋지 않다.

대기업들의 신년운세가 그리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민심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환경도 팍팍하게 돌아가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견인차 역할을 했던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유럽은 중병에 걸려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든든한 지원군이 됐던 고환율 구조 등 거시경제환경도 대기업에유리하게 형성될 것 같지만은 않다.

이제부터대기업의 진짜 실력을 구경할 차례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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