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지난해 4.4분기 및 연간 기준으로 원화의 미국 달러 대비 절상률이 주요 아시아 통화 중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국 양적 완화와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대규모 포트폴리오 자금 유입, 경상수지 흑자 등이 원화 강세를 자극했다. 반면 일본 엔화는 아베 신조 신임 총리의 강한 부양책 의지 등으로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원화 작년 4분기 3.8% 절상= 2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율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원화는 달러 대비 3.78% 절상됐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9월 말 1,111.40원에서 지난해 말 1,070.60원까지 급락했다.







<2012년 4.4분기 원화 및 주요 亞 통화 절상률, 자료: 연합인포맥스>



이 같은 원화 절상률은 주요 아시아 통화 중에서 독보적인 수준이다. 호주달러는 0.17% 절상되는 데 그쳤고, 싱가포르달러도 0.49% 절상됐다.

필리핀 페소가 1.75% 절상되 1% 절상률을 넘겼을 뿐 나머지 통화들은 1% 이하 절상 혹은 절하를 기록했다.

비교적 절상률이 컸던 대만달러와 중국 위안화는 각각 0.96%와 0.87% 절상됐다.

아시아 통화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이 기간 일본 엔화는 10.16%가 절하되는 초약세를 나타냈다.

9월 도입된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등 주요국의 전방위적 부양책 이후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경쟁국 통화 대비 원화가 가파른 강세를 보이자 외환당국이 외국환은행 공동검사(10월30일)와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11월27일) 등으로 저지에 나섰지만, 탄력받은 달러-원의 하락세를 막아서기는 역부족이었다.



▲연간으로 원화 7.6% 절상..81원 하락= 연간 기준으로도 원화는 아시아 통화 중 독보적인 절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원화는 7.60% 절상됐다. 달러-원은 2011년말 1,151.80원에서 지난해말 1,070.60까지 81.20원 하락했다.

작년 고점인 5월25일의 1,185.50원 기준으로는 연말 종가가 10.66%나 절상됐다.







<2012년 원화 및 주요 亞 통화 절상률, 자료:연합인포맥스>



원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강세를 보였던 필리핀 페소(6.82%)와 다음인 싱가포르달러(6.21%)보다 1%p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호주달러는 1.65% 절상되는 데 그쳤고, 대만달러도 4.34% 절상됐을 뿐이다.

중국 위안화는 연간 기준으로 1.09% 절상돼 소폭의 강세를 기록했다. 반면 인도 루피아는 3.28% 절하됐다. 엔화는 11.28%나 절하됐다.

작년 국내외에서 대규모 달러 공급이 지속하면서 원화의 가파른 강세를 자극했다. 국내적으로 경상수지가 11월까지만 41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국내 달러 잉여 규모가 컸다.

외국인 투자자금도 증시에서 지난 2011년 69억달러 유출에서 지난해 165억달루 유입으로 급격하게 돌아섰다. 원화채권 시장에서는 2011년 84억달러 유입에 이어 지난해도 77억달러 가량 순투자가 지속하면서 원화에 강세 압력을 가했다.

더욱이 환 헤지를 거치지 않는 외국 중앙은행 자금의 유입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도 확대됐다.

다만, 종가기준 원화의 가파른 강세에도 연평균 환율은 2011년보다 높았다. 지난해 연평균 달러-원은 1,126.80원으로, 2011년 1,108.00원보다 1.7% 높았다.

또 지난해 원화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든 것도 주목할 변화다. 달러-원 환율의 일일 평균 변동성은 0.29%로 2011년 0.51%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분기 변동성은 0.17%로 급격히 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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