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조기 종결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2일 한은 2013년 시무식에서 "미국 재정절벽 문제는 '그랜드 바겐' 보다는 '스몰딜' 형태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떻게 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조기 종결된다고 볼 수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비전통적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이에 선거 등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져 지난 한해는 불확실성이 점증됐던 시기다"고 평가했다.

김 총재는 "현재 미국과 유럽을 거쳐 신흥국으로 위기가 전이되는 중"이라며 "각국이 다양한 대응수단을 동원했지만,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그는 "지난 몇 년간 금융위기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과정이 중앙은행의 국제화를 이끈 면이 있다"며 "정책과 제도의 보편성, 연계성이 확장되면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가 좁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한해는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제고된 때"라며 "통화정책의 지속적 완화로 제로금리에 도달하게 되자 양적 완화라는 비전통적 방법을 시행한 것이 그 예"라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어느 하나의 잣대에 매달려서 중앙은행의 목표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며 "유능한 중앙은행을 만들도록 우리 모두 노력할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적극적 자세가 한은에 필요한 때"라며 "국내 위주 시각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 이슈를 내재화하는 역량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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