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작년말 발표된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상당 부분 개선된 가운데 미국에서도 재정절벽을 둘러싸고 전격적인 합의가 도출되는 등 연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2일 최근 경제지표 개선 등을 이유로 국내 경제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점차 개선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수출이 석 달 만에 다시 전년대비로 감소세로 돌아서고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등 경제에 대한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연말 경제지표 반짝 개선=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대비로 2.9% 증가했다. 지난 10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광공업생산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비스업생산도 전년 동월대비로 2.0% 증가했으며, 소매판매도 준내구재 등의 개선으로 전년 동월대비로 3.9%나 늘었다.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도 일제히 개선됐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기계류내수출하지수ㆍ건설수주액 등의 감소에도 재고순환지표ㆍ수출입물가비율 등의 강세로 전월대비 0.3p 증가해 3개월간의 내리막을 마무리했다. 또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11월 경상수지도 68억8천만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7월의 흑자규모 61억4천만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11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무려 410억달러에 이른다.

▲12월 수출 재차 감소..올해 4.1% 증가 전망= 그러나 지난해 12월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월대비로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대외부분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국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대비 5.5% 감소한 450억9천700만달러를 나타냈다. 수출이 부진했던 것은 통관일수가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다. 작년에 비해 통관일수가 3일이나 줄어든 탓이다.

연간으로는 수출이 지난해보다 1.3% 감소한 5천482억달러에 머물렀다. 특히 일년내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에 시달렸던 유럽에 대한 수출이 연간으로 11.4%나 급감한 것이 지난해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지경부는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4.1% 증가한 5천70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의 내구재 수요회복과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경기개선 기대 vs 대외요인 지켜봐야= 12월 수출감소에도 산업활동 개선 등을 계기로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란 목소리가 크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평균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수출 동향은 바닥을 다지고 개선되는 추세"라며 "내년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과정에서 아세안의 수출 모멘텀도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성인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대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됐다.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 우호적 경제정책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도 서서히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4.4분기 이후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부적으로 경기회복 모멘텀이 커지고 있으나, 작년과 마찬가지로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각도는 다르지만, 경제지표의 방향이 위쪽으로 향하는 것은 사실이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경제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미국의 중국의 경기개선이 전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경기회복의 열쇠는 결국 대외요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산업활동이 표면적으로 긍정적이나 12월 수출실적 등을 감안하면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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