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새해 벽두부터 강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을 경계하면서도 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에 1,060원대 초반까지 저점을 열어두고 있다.

이들은 2일 미국 재정절벽 합의 임박, 한국 12월 무역흑자 유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 하락 등이 달러-원 환율을 1,060원대로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美재정절벽 합의 임박 = 달러-원 환율의 1,060원대 하락을 촉발한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재정절벽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서울환시 흐름을 제한했던 재정절벽 이슈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이에 달러화는 2013년 시가부터 1,060원대로 진입한 후 숏플레이와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 물량에 밀리며 낙폭을 키웠다.

A은행 외환딜러는 "연말 종가 관리를 위한 스무딩오퍼레이션 목표 레벨이 없어지면서 NDF환율부터 하락한 것으로 본다"며 "장중 1,062.50원 정도까지 저점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2월 무역흑자 기조, 원화 절상 무게 = 12월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20억달러대로 흑자기조를 유지한 점도 환율 하락에 한 몫하고 있다.

국내 펀더멘털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화 절상 쪽에 무게가 실렸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5.5% 감소한 450억9천700만달러를, 수입은 5.3% 감소한 430억7천200만달러를 기록해 무역흑자는 20억2천600만달러를 나타냈다.

환시 참가자들은 우리나라 펀더멘털 호조에 외국인 주식 자금을 비롯한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이 지속적으로 공급 우위의 수급 상황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B외은지점의 한 외환딜러는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흑자 등 강한 펀더멘털로 수급이 공급 우위를 나타내고 있어 달러화 하락을 부추겼다"며 "달러-원 환율이 계속 하락하면 수출이 감소할 수 있으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환율이 상승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역외NDF 1,060원대 초반까지 급락 = 서울환시 휴장 동안 NDF 환율이 1,060원대 초반까지 저점을 낮췄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역외NDF환율은 지난 31일 한때 1,062원선까지 하락한 바 있다. 즉, 미국 재정절벽 합의가 임박했다는 소식과 함께 원화 절상 관측이 우세해 달러 숏플레이가 역외NDF시장을 주도했다.

이에 외환딜러들은 1,060원대 초반까지 전망치를 낮춰잡고 있다. 외환당국이 속도조절을 위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설 수 있으나 지지레벨은 1,060원대 초반으로 낮아진 상태다.

C은행 딜러는 "당분간은 1,070원대를 다시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며 "역외NDF환율이 1,060원대 초반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오기는 했으나 저점은 1,060원대 초반까지는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원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달러-원 환율 추가 하락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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