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저금리에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내려가며 부동산 투자를 검토하는 개인 자산가들이 늘고 있지만 마땅한 수익성 판단지표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이 사용하는 캡레이트(자본환원율)와 같은 지표는 개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2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 A씨는 3%대의 낮은 정기예금 금리에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천만 원에서 2천만 원으로 내려가는 등 현금 보유의 매력이 떨어져 부동산 투자를 고민하는 중이다. 이런 A씨에게 부동산 중개업소가 소개해 준 물건은 서울 강남 개포동에 자리 잡은 5층 상가주택이다.

대지면적 197㎡에 연면적이 516㎡로 현재 보증금 7억 5천만 원에 월세 400만 원을 받고 있다고 했다. 매매가격으로 제시한 금액은 15억 5천만 원으로 보증금을 제외한 순 매입금액은 8억 원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8억 원을 투자해 연간 4천800만 원을 벌어들이니 연 6%대의 수익을 받을 수 있지만, A씨는 자신의 계산이 맞는지 불안해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A씨에 대해 4일 KB자산운용 부동산팀은 먼저 캡 레이트(자본환원율)을 구해보라고 조언했다. 캡 레이트는 해당 부동산에서 얻을 수 있는 연간 순수입(NOI)을 순매입가격으로 나눈 것으로 실제로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연간 수익을 계산하는 지표다.

먼저 공실률을 반영한 실질 월수익을 계산한다. 국토해양부가 조사한 작년 3분기 서울 매장용 부동산 공실률은 6%이므로 개포동 상가주택의 실질 월수익은 월세에 0.94를 곱한 376만 원이 된다. 공실률은 국토부 홈페이지(http://stat.mltm.go.kr)에서 구할 수 있다.

여기에 다시 상가주택 관리에 들어가는 운영경비를 제외해야 한다. 수도광열비, 수선유지관리비, 보험료, 관리인력 비용 등을 포함하면 대략 월 126만 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 관리비용 항목과 상세금액은 현 상가주택 소유자나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이 상가주택의 NOI는 월 200만 원. 이를 연간 NOI로 환산한 뒤 실 구매금액인 8억 원으로 나누면 이 부동산의 캡레이트는 연 3.75%가 된다. 여기에 정기예금 대신 부동산 투자를 선택한 데 따른 환금성 제약과 인플레이션 등을 반영하면 부동산 자산운용사 못지않은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을 계산할 때 임대료 전부를 수익으로 간주하기 쉽다"며 "건물 수선과 청소비, 각종 공과금 등 매월 발생하는 건물 운영경비를 반영한 캡레이트(Cap rate)를 활용하면 더 정확한 투자 수익률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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