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CES 2013' 전시장에 들어서면 110인치 'UHD TV'가 전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주인공은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CES의 주된 전시 종목인 TV 부문에서 지난 2006년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데다, 최근 시장이 급성장한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개막한 'CES 2013'에서도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중 최대규모인 2천602㎡(787평)의 전시공간을 확보하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독보적이던 위상에는 다소 변화가 생긴 분위기다. 한동안 다소 주춤하던 일본 기업들이 다시 살아난데다, 상당한 격차를 보이던 중국 업체도 무섭게 기술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보르도 TV'를 시작으로 크리스털로즈 TV(2008년), LED(발광다이오드) TV(2009년), 3D TV(2010년), 스마트TV(2011년) 등으로 매번 새로운 TV 트렌드를 주도하며 작년까지 전 세계 TV 시장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더이상 홀로 시장을 선도하지 못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CES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10인치 'UHD TV'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이 제품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이 제품은 기존의 풀HD(1920×1080) 디스플레이보다 4배(3840×2160) 이상 높은 800만 화소의 해상도를 구현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 업체인 하이센스와 TCL도 나란히 110인치 UHD TV를 선보이는 바람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확보하지 못했다.

또, 삼성전자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8일 CES 개막 직전 '55인치 곡면(曲面) OLED TV'를 공개했다.

하지만 LG전자 역시 같은 날 같은 크기의 곡면 OLED TV를 내놓았다. 특히 LG전자가 내놓은 제품은 두께가 삼성 제품의 절반 수준인 5mm에 불과해 업계 일부에서는 LG전자 제품의 기술적 완성도가 삼성전자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춤했던 일본 업체가 다시 살아나는 점도 삼성전자에는 부담이다.

실제로 소니와 파나소닉은 이번 CES에서 56인치 '4K OLED TV'를 전격 공개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년 전에 최초로 내놓은 OLED TV보다 1인치 더 커진데다, 해상도(3840X2160)도 4배 이상 높아진 제품이다.

CES 행사장에서 만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일본 업체가 내놓은 '4K OLED TV'는 기존에 삼성 등이 내놓은 OLED TV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개념"이라며 "작년까지는 해도 OLED TV를 내놓지 못하던 일본 업체가 단시간 내에 기술력을 많이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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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올해 CES에서 공개한 '4K OLED TV'>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일부 기술도 경쟁 업체에 추월당했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다른 지역에서 공개된 '갤럭시노트 10.1 LTE'와 '갤럭시 노트2' 등을 전시했을 뿐 새로운 제품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의 화웨이는 세계 최대 크기인 6.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또, 중국의 ZTE와 대만의 HTC는 처음으로 풀HD 화면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기술의 안정성이나 상용화 측면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일본 업체들이 살아나면서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는 양상"이라며 "중국 업체도 전체적으로 삼성 등과의 기술 격차를 1년 정도로 줄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경쟁사가 새로운 기술을 내놓긴 했지만, 상용화 시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우리가 제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 주도적인 전략은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CES에서는 기술력이 많이 발전한 중국 업체의 전시장에도 관람객이 많이 찾았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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