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만 나와도 채권금리가 현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동결 후 특별한 코멘트가 없다면 채권금리가 10bp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기준금리를 내리고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내비치면 국고3년물의 금리가 최대 2.25%까지도 내려가는 초강세장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결정 후 나올 한국은행의 경기전망도 앞으로의 금리정책을 전망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결 후 비둘기적 발언 = 서울채권시장의 채권 딜러 중 약 70% 이상은 이달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한 효과를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다만,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에서 밝힌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원화절상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 채권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 경우 채권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횡보할 것이라고예상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채권 애널리스트와 딜러들의 기준금리 예상이 8:2 내외로 동결이 우세하지만, 한은의 성장중심 통화정책 강조 때문에 1.4분기 내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예상이 절반에 달한다"며 "이렇게 되면 국고3년물의 금리가 2.80%를 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는 "기준금리 동결 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코멘트가 평소와 같이 중립적일지라도 이후 나올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이전보다 떨어지면 채권시장에서 강세시도가 계속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결 후 매파적 발언 = 채권 딜러들은 기준금리 동결 후 김 총재가 경기우려 강도가 약하거나 한은 경기전망에도 변화가 없으면 채권금리 조정을 막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한 보험사의 채권 딜러는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달러-원 환율이 올라간다는 구체적인 근거가 희박하고 국내 경기가 바닥권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동결 후 한은 입장에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는 "김 총재의 입에서 금리정상화 수준의 코멘트가 나오지 않는 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지 않아서 채권금리가 10bp 정도 오르면 저가매수세가 들어올 것이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성장률 하향 = 채권 딜러들은 현재 채권금리가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더라도 기준금리를 내리면 추가 강세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선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채권시장은 작년 7월과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며 "이달 인하는 연속 인하의 시작이라는 인식 때문에 국고3년물 금리가 2.50~2.55%까지 급하게 하락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 은행의 채권 딜러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국고3년물이 2.60%를 밑으로 떨어지고 이후 추가인하를 시사하면 2.25%까지의 초강세가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금통위 전날 국내 기관의 포지션이 어느 정도까지 무거워지는지에 따라 금통위 날의 변동성이 좌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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