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글로벌 환율전쟁이 이슈가 된 가운데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최근 급격한 '엔저ㆍ원고'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오는 13일 기획재정부의 업무보고 이후 새 정부의 외환정책도 방향성을 드러낼 예정인 가운데, 외환규제 강화 정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는 주말 업무보고에서 선물환 포지션 규제 일별 적용 등 단기적인 과제는 물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가중치 부여 등 추가로 검토하고 외환정책들을 중점적으로 보고할 예정이다.

▲엔-원, 1,200원 하회에 인수위도 '걱정' = 11일 한 인수위원은 "엔-원 환율이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20% 가까이 하락하지 않았냐"며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역할을 잘해야 할 텐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기도 했다.

인수위가 엔-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은 것은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흐름이 강도를 더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00엔당 엔-원 환율은 이날 1,200원선을 깨고 내려서 1,182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는 지난 2010년 5월 이후 약 2년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휘하는 일본 정부가 엔저 정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이날 발표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보인 점이 엔화 약세를 자극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불확실성 요인이 제거된 영향 등으로 달러-원 환율이 1,050원대 중반까지 내리는 등 원고 흐름이 강화됐다.

▲인수위 우려 확인..규제 강화 탄력 = 재정부 등 외환 당국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선물환 포지션 한도 일별 적용 등 기존 '규제 3종 세트'의 강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발표가 다소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 정권이양 작업이 진행되는 만큼 인수위와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게 재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인수위에서도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인된 만큼 당국의 움직임도 기민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 강화에 대해 일부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일본의 적극적인 엔화 약세 유도 등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당국이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당국의 다양한 규제조치가 결국 외화자금시장의 규제라는 점에서 현물환시장의 달러화 하락을 방어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여전하다.

그러나 재정부 다른 관계자는 "선물환 포지션 일별 관리 등이 표면적으론 외화자금시장에 대한 규제이지만, 현물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만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근에는 우리 수출품목에서 가격 외에도 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 많아 (엔화 약세)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그러면서도 "환율 변화에 깊은 관심을 갖겠다"면서 "환율 변동폭이 지나치게 빠르면 변동성 완화 차원의 스무딩을 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기본 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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