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기관 투자자들은 저금리에 운용 압박을 받으면서도 주택시장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낮은 수익률을 꼽았다. 월세 비중이 낮은 데다 계약 기간도 짧아 임차인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도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자산운용업계는 15일 장래의 가격상승에 기대 자본차익(Capital Gain)을 기대하는 주택시장의 수익구조로는 고정이익(Fixed income)을 요구하는 기관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임대주택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4.2%, 이중 아파트는 14.9%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작년 11월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3만4천여 호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 2008년과 달리 펀드의 미분양 매입 움직임은 거의 없다.

김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동산 부문장은 "매입한 주택을 운용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데다 월세 비중이 낮아 보유 기간에 유휴자금(Idle Money)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의 유지관리 비용이 상업용 부동산보다 높은 점도 장애물이다.

업무용 빌딩은 대기업 등 우량 임차인이 매각 기간까지 장기간 임차하는 경우가 많고 임차인과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거래비용 부담이 작다. 하지만 주택은 임대기간이 2년 내외로 짧고 입주자별로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 비용이 발생한다. 가구 등 소모성 내구재에 들어가는 비용도 무시하기 어렵다.

서민석 코람코자산신탁 이사는 한 세미나에서 "여러가지 조건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해봤지만 수익률 5%를 맞추기도 어려웠다"며 "최소한 7~8%의 수익률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기관 투자자를 유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임대주택 전체를 빌려 소유자에게 고정 수익률을 제공하는 마스터리스(Master Lease)가 가능한 주택관리업체가 나타나지 않는 한 기관 투자자들의 주택시장 유입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레오팔래스21이나 다이와리빙 등 기업형 주택관리업체들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레오팔레스21 한국지사 관계자는 "시공이익, 개발금융 제공 등 종합 부동산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마스터리스가 가능하다"며 "단순 임대만으로는 일본에서도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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