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1월 무역수지가 글로벌 경기 우려와 1월 설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27일 무역수지 폴에 참여한 경제연구소와 은행, 증권사 등 11곳의 수출입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수출은 437억3천491만달러, 수입은 442억6천945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들 기관은 1월 무역수지가 5억3천455만달러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폴 참여자들은 안으로는 1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를, 밖으로는 유럽 채무위기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을 무역수지 적자의 배경으로 꼽았다.

아시아 이머징 수출 호조에도 유럽 리스크,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의 이란 제재 법안 통과 등으로 수출이 둔화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수입은 유가 상승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폴에 참여한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9곳은 무역수지 적자를 예상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4억~6억달러의 흑자를 전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40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각사별 전망치 = 한국투자증권은 14억8천300만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예상했다. SK증권은 11억2천400만달러 적자 전망을 내놓았다.

IBK투자증권은 9억1천900만달러, HI투자증권은 9억1천만달러 적자를 내다봤다.

솔로몬증권은 7억3천만달러 적자를, 현대증권과 신한은행은 각각 5억5천700만달러, 5억달러 적자를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4억4천만달러 적자를 내다봤고, 신한금융투자는 2억5천700만달러 적자를 예상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4억4천만달러, 키움증권은 6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수출둔화 따른 무역수지 흑자 가능성=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유가 상승, 글로벌 경기 둔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로 인해 수출 둔화와 수입 증가를 감안할 때 무역수지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수출증가율이 지난 2009년 10월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일 것이라며 무역수지도 지난 2010년 1월 이후 2년 만에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1월 하순에는 설 연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있었다. 이로 인한 조업일수 단축과 선적작업 지연 가능성이 수출 둔화로 이어졌을 것이란 것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럽 채무 위기에 대한 우려도 수출 둔화에 영향을 주며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미국과 EU의 이란 제재 관련한 중동 리스크도 유가 상승과 맞물리며 수출 둔화, 수입 증가를 부추겼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계절적인 요인은 1월 하순에 위치한 설 연휴로 선적 작업이 지연됐을 가능성이며, 글로벌 경기 요인은 최근 둔화되고 있는 유럽 경기와 중국 역시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경기 하강이 이미 상당히 진행됐고, 추가 하락의 위험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여 수출 감소세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1월 수출은 미국발 펀더멘탈 개선 기대감에도 장기간 지속된 글로벌 불확실성과 계절적 요인,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4.1% 내외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 이코노미스트는 "1월 수입은 대외교역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가운데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과 원화의 눈에 띄는 약세 등을 감안할 때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대비 12.6% 내외의 높은 증가율이 예상되며 무역수지는 201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시현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노중 솔로몬증권 이코노미스트도 "1월에는 유로존 재정 문제와 미국의 이란 제재법안 통과 등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 가운데 설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단축도 수출둔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세계경기 둔화와 이란관련 불안감도 커지고 있어 올해 상반기 국내수출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무역적자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했다. 1월 무역수지 적자만으로 올해 적자 기조를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우호적 환율여건과 신흥국 경제호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1월 수출이 감소하더라도 추세적 급랭으로 보기는 시기상조이며 2월 수출을 합산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1월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3.7% 증가하면서 1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것이나 이 역시 2012년 무역수지의 적자 반전으로 보기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그는 "2012년 수출에 대해 지식경제부다 높은 연간 8.6% 증가한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며 "다만,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다는 조건부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부진 불구 무역흑자 지속= 반면 이달 무역수지 흑자 가능성도 예상됐다. 수출입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겠지만, 미국의 경기 개선과 중국의 긴축 완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수출은 여전히 건실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월 수출 증가율이 지난 2009년 10월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지만, 설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효과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수출은 전월과는 달리 설 이동에 따른 기저효과로 +20% 내외의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수출 부진 불구, 중국 등 신흥국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등 선진국 경제 부진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상반기 수출은 유럽 등 선진국 경기 부진,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해외여건의 불안요인과 지난해 빠른 수출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감소하거나 10% 미만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설연휴 영향으로 수출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유로재정위기 확산)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경기개선과 중국의 긴축완화 가능성 등을 감안할때 수출은 여전히 견실한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1~2월 평균 수출입은 여전히 14% 전후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수출입 증가율이 지난해와 비교하면 둔화되겠지만 10% 전후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중 신흥공업국의 내수확대 및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개선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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